묘비 대신 벤치를 / 한 걸음씩 걸어서 거기 도착하려네

오작교
눈이 왔다. 런던을 떠나기 전 마지막 눈일 것이다. 날씨가 좀 춥긴 했지만, 한 해 동안 즐겨 걷던 템스 강변을 이별 의식이라고 하듯 천천히 걸었다. 강을 따라 일렬로 놓인 벤치에 오늘은 사람들 대신 흰 눈이 곱게 내려앉았다. 이따금 작은 새들이나 아이들이 벤치에 쌓인 눈을 툭 치며 간다. 가때마다 벤치 등판에 새겨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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