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돌아가기
  • 아래로
  • 위로
  • 목록
  • 댓글

영혼의 금고 / 삶이 내게 무엇을 붇더라도

오작교 2360

0
   책장은 영혼의 금고, 책만 꽂혀 있는 곳이 아니라 비상금, 비밀 편지, 지나온 추억, 몇 번 접은 마음까지 숨겨두는 금고, 그 어떤 도둑도 훔쳐갈 수 없는 견고한 금고.

   그녀, 책장을 정리하기로 마음먹었다. 작가 조경란은 책을 ‘뜨거운 책, 차가운 책. 다 읽은 책, 앞으로 일을 책’으로 나눈다지. 그녀는 이렇게 분류하기로 했다. ‘그와의 추억이 묻어 있는 책’과 그렇지 않은 책으로. 그는 책과 음반을 자주 선물했다. 밥은 도시락 싸서 공원에서 먹더라도 책과 음악은 귀족처럼 누렸다. 이별할 때 그가 말했다.

   “어느 날 읽고 싶은 책을 꺼내듯 그리울 때 당신을 꺼내어 읽어볼 거야.” 사랑은 가고 책만 가득 남았다. 그는 이따금 나를 꺼내어 보고 있을까? 아무래도 상관없다.

   그녀는 책장을 반으로 나누었다. 안쪽에는 그와의 추억이 담긴 책들이 들어갔고, 오른쪽은 그를 만나기 전이나 헤어진 뒤에 읽은 책들이 들어갔다. 오른쪽 책장의 책들이 점점 더 늘어날 것이다. 그 사람의 기억도 조금씩 희미해질 것이다.

   그녀에게 책장이란 이따금 그를 꺼내어 읽어볼 수 있는 영혼의 금고. 그 어떤 도둑도 훔쳐갈 수 없는 견고한 금고다.

글출처 : 삶이 내게 무엇을 묻더라도(김미라, 쌤앤파커스) 中에서……
공유
0
댓글 등록
취소 댓글 등록

신고

"님의 댓글"

이 댓글을 신고하시겠습니까?

댓글 삭제

"님의 댓글"

삭제하시겠습니까?

목록

공유

facebooktwitterpinterestbandkakao story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공지 이 공간을 열면서...... 10 오작교 09.08.06.10:52 78217
422
file
오작교 22.12.30.10:30 2435
421
normal
오작교 22.12.30.10:21 2546
420
normal
오작교 22.12.27.09:01 2376
419
normal
오작교 22.12.27.08:46 2359
418
normal
오작교 22.12.27.08:41 2377
417
normal
오작교 22.12.19.10:41 2436
416
normal
오작교 22.12.19.10:04 2539
415
file
오작교 22.12.19.09:34 2536
414
normal
오작교 22.12.01.12:32 2394
413
normal
오작교 22.12.01.12:06 2384
412
normal
오작교 22.11.28.15:37 2414
411
file
오작교 22.11.28.15:30 2368
410
normal
오작교 22.11.18.21:03 2372
409
normal
오작교 22.11.18.20:52 2596
408
normal
오작교 22.10.24.13:59 2405
407
normal
오작교 22.10.18.15:07 2593
406
normal
오작교 22.10.18.14:45 2385
405
normal
오작교 22.10.05.14:35 2420
404
normal
오작교 22.10.05.14:13 2330
403
normal
오작교 22.09.27.15:56 236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