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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독한 순간 / 나를 격려하는 하루

오작교 1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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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 텔레비전에서 대형 방송 사고가 난 적이 있었습니다. 갑자기 화면 속 그림들이 사라지더니 잠시 후 뜬금없이 아프리카 초원의 기린들이 화면을 가득 채웠습니다. 아무런 설명도 없이.

   그때 송신소에서는 송출을 담당하는 책임자가 있었을 것입니다. 갑작스러운 방송 사고를 당했을 때, 상황을 파악하고 대처하는 시간은 단 몇 초, 혹은 길어야 몇 분입니다.

   무슨 원인으로 일어난 사고일까? 누구에게 물어볼 수 있으며, 어떻게 처리해야 할까?

   그 짧은 시간 동안 책임자는 사고의 원인을 파악하고, 대체할 화면을 내보내고, 그 다음은 어떻게 처리할 것인지를 파악해야 합니다.

   그 순간 그 사람은 얼마나 고독했을까요?

   한 의사가 출장을 다녀왔습니다.

   출장을 나가 있는 동안 병원에서 있었던 일을 보고받는 자리에서 후배 의사가 말했습니다.

   “선배님 안 계신 동안 참 외로웠습니다. 물어볼 데가 없다는 것이 그렇게 외로운 것인 줄 몰랐습니다.”

   사람에게 가장 고독한 순간은 지구와 교신이 끊어진 우주인처럼 그 누구에게도 물어볼 수 없는, 오직 자기 혼자만의 판단으로 모든 것을 선택해야 할 때일 겁니다.

   수능을 치르는 수험생들 역시 시험을 치는 그날이 가장 고독한 하루가 되겠지요. 아주 먼 우주 공간으로 떠났다가 지구로 귀환하는 우주 비행사의 기분 같을까요?

   어머니, 어려운 일에 부딪힐 때마다 좋은 답을 주셔서 감사합니다.

   선생님, 힘겨울 때 지혜로운 말씀을 청할 수 있어서 감사합니다.

   하느님, 눈물이 날 때 하느님께 어떻게 하면 이 눈물을 그칠 수 있느냐고 물어볼 수 있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글 출처 : 나를 격려하는 하루(김미라, 나무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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