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atree_250.jpg 대나무는 한겨울에도 초록빛을 잃지 않습니다.

하지만 그렇게 정정하던 댓잎들은 5월이 되면 색깔이 바래다가 결국 시들어버립니다.

5월 어느 아침, 대밭에 가보면 시든 잎들이 떨어져 수북하게 쌓인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추운 겨울에도 그렇게 정정하게 보낸 댓잎이 5월에 시드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대나무를 키워본 경험에 의하면 아마도 '죽순(竹筍)을 키우기 때문'이 아닐까 합니다.

 

봄비가 내린 후 눈에 띄게 쑥쑥 자라는 죽순. 대나무는 그 죽순을 키우느라 잎을 희생시킵니다.

 죽순이 다 자라고 나면 대나무는 다시 싱싱한 새 잎을 틔웁니다.

 

 3827774.gif

 

 

죽순을 키우느라 누렇게 시들어가는 대나무를 보면서 '생명을 키우는 것이 모두 저렇구나.'하고 느꼈습니다. 자신이 지닌 것을. 덜어내거나 모두 내주면서 새 생명을 키우는 존재들.

그 존재들은 새 생명을 키우는 동안 시들어가고 볼품없어집니다. 때론 목숨을 내놓기도 합니다.

세상의 모든 어머니가 그러하듯이.

 

대가를 치르지 않고서는 아무것도 얻을 수 없음을 대나무에게서 배웁니다.

 

글 출처 : 나를 격려하는 하루(김미라 : 나무생각) 中에서......

 

Love Story / Giovanne Marrad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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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오작교 2009.10.28 10:03

    며칠 전 딸아이의 집을 다녀 왔습니다.

    자식을 키우느라고 이제는 '어머니'가 다 되어버린 딸의 모습을 보면서

    뿌듯함 보다는 안쓰러운 마음이 먼저 들었던 것은 어버이의 마음이겠지요.

     

    그렇게 세상의 '어린 것'들은 어미의 자양분을 빼앗으면서 자라는 것이 이치인가 봅니다.

  • ?
    여명 2009.10.28 13:20

    그렇군요.

    별향은 없으나 참 좋아하는 죽순

    그런 아픔에 있어 은은한 맛이 나는가 봅니다.

  • ?
    물소리 2009.10.30 14:08

    지오바니 마라디 연주곡에 살포시  머물다 갑니다

     

  • ?
    Jg 2009.10.31 09:08

    "대가를 치르지 않고서는 아무것도 얻을 수 없음을"

     

    대나무가 시드는 이유중에서도 위 글귀에 한참 머물다 갑니다.

    "지나온 내 삶 중에서 그 뭔가를 원하고자 할때 과연 얼마나 대가를 치루었는가?" 라고

    물어보건만 대답은 아니올시다 입니다.  

     

    좋은글 고맙습니다.

     

     

  • profile
    琛 淵 2009.11.12 17:24

    그련 가시고기같은 사랑의 뜻도 대나무가 가지고 있었군요.

    나는 수명이 다하거나 무언가 삶에 맞지않는 환경탓에

    죽어가는구나 하고 생각했었는데~~~너무 무식하지요 ?ㅎㅎㅎ

    도회지에서만 살고있으니 모르는게 많군요..


마음의 샘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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