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나무는 한겨울에도 초록빛을 잃지 않습니다.
하지만 그렇게 정정하던 댓잎들은 5월이 되면 색깔이 바래다가 결국 시들어버립니다.
5월 어느 아침, 대밭에 가보면 시든 잎들이 떨어져 수북하게 쌓인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추운 겨울에도 그렇게 정정하게 보낸 댓잎이 5월에 시드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대나무를 키워본 경험에 의하면 아마도 '죽순(竹筍)을 키우기 때문'이 아닐까 합니다.
봄비가 내린 후 눈에 띄게 쑥쑥 자라는 죽순. 대나무는 그 죽순을 키우느라 잎을 희생시킵니다.
죽순이 다 자라고 나면 대나무는 다시 싱싱한 새 잎을 틔웁니다.
죽순을 키우느라 누렇게 시들어가는 대나무를 보면서 '생명을 키우는 것이 모두 저렇구나.'하고 느꼈습니다. 자신이 지닌 것을. 덜어내거나 모두 내주면서 새 생명을 키우는 존재들.
그 존재들은 새 생명을 키우는 동안 시들어가고 볼품없어집니다. 때론 목숨을 내놓기도 합니다.
세상의 모든 어머니가 그러하듯이.
대가를 치르지 않고서는 아무것도 얻을 수 없음을 대나무에게서 배웁니다.
글 출처 : 나를 격려하는 하루(김미라 : 나무생각) 中에서......
Love Story / Giovanne Marradi
며칠 전 딸아이의 집을 다녀 왔습니다.
자식을 키우느라고 이제는 '어머니'가 다 되어버린 딸의 모습을 보면서
뿌듯함 보다는 안쓰러운 마음이 먼저 들었던 것은 어버이의 마음이겠지요.
그렇게 세상의 '어린 것'들은 어미의 자양분을 빼앗으면서 자라는 것이 이치인가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