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돌아가기
  • 아래로
  • 위로
  • 목록
  • 댓글

가만히 불러보다

오작교 6595

14

아이들은 한참 잘 놀다가도 갑자기 생각난 듯 "엄마" 하고 불러 보곤 합니다.

무언가 필요해서 부르는 '엄마'와 엄마가 거기 있으리라 믿으며 불러 볼 때의 '엄마'는 그 뉘앙스가 무척 다릅니다.

그때 엄마를 부르는 아이의 목소리에는 그리움을 벌써 아는걸까, 싶은 여운이 담겨 있었습니다. '나는 혼자 있지 않다'는 확인이기도 하면서 동시에 '엄마는 언제나 나를 지켜 주는 존재'라는 믿음이 만들어 낸 것이겠지요.

손가락을 입에 물고 낮잠에 들었던 아이가 잠결에 "엄마" 하고 부를 때면 이따금 눈물이 고이기도 했습니다.

 

남편과는 헤어져 사는 날이 많았습니다.

타국으로, 지방으로 자주 집을 떠나 있던 그의 빈자리를 바라보면 그는 항상 부재중인 것 같았습니다.

그러나 그가 집에 돌아와 있으면 언제나 그 자리에 있었던 것 같기도 합니다.

결혼 초에는 3년간 헤어져 있어야 했습니다. 휴가를 얻어 그가 집으로 돌아왔던 날, 나는 잠든 그를 가만히 불러 보았습니다. 그가 잠꼬대처럼 "응?"하고 대답하면 몸을 뒤척이는 것만으로도 눈물겨웠던 기억, 너무 늦게만났거나 오래 헤어져 살아 본 사람들은 이해할 것입니다.

 

아이들이 가만히 "엄마"를 부를 때면 나는 가장 정다운 목소리로 대답해 주었습니다.

어떤 날은 "응?"하고 대답하기도 하고, 어떤 날은 "엄마 여기 있어"하고 대답해 주기도 했습니다.

 

가만히 불러볼 수 있는 누군가가 있다는 것만으로도 나는 충분히 행복합니다.

 

글 출처 : 위로(김미라 : 샘터) 中에서......

 

 

배경음악 : Love Story

공유
14
오작교 글쓴이 2009.11.10. 14:27

사랑은 기억하게 하는 것이라고 합니다.

사랑은 느낌을 갖게 하는 것이구요.

그리고 사랑은 늘 확인을 하게 만들지요.

그래서일 것입니다.

아이가 엄마를 확인하는 것은......

저비스 2009.11.10. 15:43

가만히 불렀을 때

과연 그에게 따뜻함과 그리움을 줄 수 있는 이름으로 살아가고 있는가

자꾸만 불러보고 싶은 마음이 들도록

언제라도 부를 수 있는 이름으로 살아가고 있는가

중간점검하는 마음으로

자신을 돌아보게 됩니다

다시 한 번 나를 일으켜 세우며

더 따스해지는 이름이 되고저....

 

오작교 글쓴이 2009.11.12. 08:01
저비스

우리의 곁에 가만히 불러 볼 사람이 존재한다는 것만으로

우리는 행복합니다.

저비스님.

그러한 의미에서는 우린 행복한 사람들이지요?

여명 2009.11.10. 18:27

엄마! 세상에서 가장 정겹고

사랑스런 부름이 아닐런지요....

개인적으로 참 좋아하는 러브스토리

연주속에서 저도 조용히 엄마를 불러 봅니다....

오작교 글쓴이 2009.11.12. 08:10
여명

딸아이가 손주 연학이를 데리고 와서는

연학이를 놓아두고 외출을 할 때가 있습니다.

그녀석은 꺄르륵 꺄르륵 신나게 놀다가도 이따금씩

꼭 제 엄마의 존재를 확인하곤 하지요.

 

이 세상에서 가장 가여운 사람은 "엄마"를 모르고 자라나는 어린이들이 아닐까 생각을 하곤 합니다.

별빛사이 2009.11.10. 21:20

이 세상 사랑없이 어이 살 수 있나요

다른 사람은 몰라도 사랑없인 난 못 살아요


 

글을 접하며....

사랑없이 난 못살아요 노래가사가....다가옵니다

오작교 글쓴이 2009.11.12. 08:11
별빛사이

그렇습니다.

이 세상은 사랑없이는 단 하루도 살 수 없도록

만들어져 있습니다. 이 세상이.

그래서 우리는 늘 사랑에 목말라하고, 이를 갈구하면서 살고 있나봅니다.

琛 淵 2009.11.12. 17:26
별빛사이
슬프고 아픈 사랑은 없었으면 좋겠는데~~????
오작교 글쓴이 2009.11.12. 17:54
琛 淵

슬프고 아픈사랑..

없어져야 겠지요.

그런데 진짜로 없어져 버리면

실직하는 사람들이 너무 많을 것 같은데요? ㅎㅎㅎ

사랑이 2009.11.12. 17:41

저는  엄마한테 전화를 할때나  올떄나  엄마~~ 하고  부르기도, 확인하기도 합니다.

세상에 엄마하고 부를수 있는 날이 몇날이나 될까..하고 생각만해도

가슴이 뭉클  콧등이시큰  눈믈이 핑  돕니다.

 이별은 또다른 만남을 잉태 한다하지만

이승과 저승의 이별은 알수 없는 곳이기에

슬픔이 한층 더한가 봅니다.

난 어떤 존재로 세상을 살고 있는지

뒤돌아 보게도 되네요....감사합니다.^^*

오작교 글쓴이 2009.11.12. 17:55
사랑이

예전에 군대에서 제대를 하고,

제일 먼저 달라진 것이 엄마에 대한 호칭입니다.

늘 "엄마"라고 호칭을 하다가 제대를 하면서 "어머니"했는데

나중에 어머니께서 하시는 말씀이 그것이 그렇게 서운하시더랍니다.

 

"엄마"

우리에게는 영원한 따뜻한 안식처같은 단어이지요.

고이민현 2009.11.14. 14:18

저는  늘 "오마니, 우리 오마니"라고 불렀지요.

이제는 불러도 대답은  없고 메아리만 귓전에

돌아 옵니다.

하늘에서 내려다 보시기는 하겠죠.

패랭낭자 2009.11.16. 20:58

"엄마"

언제나 불러도

푸근쿠 따뜻한  마음의 영원한 안식처

영원히 당신을 사랑합니다

들꽃향기 2009.11.20. 17:15

그래요 가끔 아무 이유 없이  엄마가 불러 보고 싶어 전화를 합니다

그때는 다짜고짜 엄마 엄마큰딸~~~ 그러면 오그래 우리딸 하시는

든든한 (어머니께서 아직살아 계시다는 안도감이랄까 아니면 세상에

혼자가 아니다라는것 때문일까 그때는 가슴에서 뜨끈한 것이 올라오는 것을 느껴봅니다

참 나도 내딸이 보고싶을때 우리 엄마도 내가 보고 싶을꺼야? 하는생각을 하곤

딸 한테 전화하면 꼭어머니께 수화기를 들게됩니다

 

 

댓글 등록
취소 댓글 등록

cmt alert

신고

"님의 댓글"

이 댓글을 신고하시겠습니까?

댓글 삭제

"님의 댓글"

삭제하시겠습니까?

목록

공유

facebooktwitterpinterestbandkakao story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공지 이 공간을 열면서...... 10 오작교 09.08.06.10:52 78230
42
normal
3
오작교 10.01.13.17:45 7254
41
normal
오작교 10.01.06.17:46 7253
40
file
오작교 09.12.22.10:51 6987
39
normal
오작교 09.12.09.16:07 6786
38
normal
오작교 09.11.17.15:26 6041
normal
오작교 09.11.10.14:23 6595
36
normal
오작교 09.11.06.15:55 6772
35
normal
오작교 09.11.03.13:14 7663
34
file
오작교 09.10.28.09:48 6123
33
file
오작교 09.10.26.14:56 5681
32
normal
오작교 09.10.22.18:13 5606
31
file
오작교 09.10.20.10:15 6083
30
normal
오작교 09.10.15.15:53 6002
29
normal
오작교 09.09.21.16:27 7959
28
normal
오작교 09.09.16.15:18 7363
27
normal
오작교 09.09.09.17:32 8721
26
normal
오작교 09.09.07.18:30 9875
25
normal
오작교 09.09.03.14:33 9588
24
normal
오작교 09.08.31.19:20 9401
23
normal
오작교 09.08.28.15:37 967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