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이 매섭게 불던 어느 날, 중년의 아저씨 한 분이 내가 일하는 매장으로 들어왔습니다.
“이걸로 줘요.”
포장도 하지 말라니……. 표정이면 행동이며 아무래도 좀 이상했다. 무슨 사연이 있을 것만 같았습니다.
“아저씨, 이 반지 누가 끼실 거예요? 저희가 뭐 도와드릴 일이라도…….”
내가 조심스럽게 물었습니다.
“몇 달 전 몸이 안 좋은 아내와 모처럼 시내에 잠깐 나왔다가 여기 온 적이 있었어요.
아저씨는 잠시 말을 잇지 못했다.
“며칠 전에 아내가 몸이 더 나빠져 결국 제 곁을 떠났네요.
아저씨는 이내 눈물을 글썽거렸습니다. 사랑하는 사람에게는 주어도 주어도 아깝지 않고 더 주고 싶은 것이리라. 아저씨의 몇 마디 이야기만으로 가난한 중년 부부의 사랑의 깊이를 가늠할 수는 없었지만, 그 애틋한 마음은 오래도록 내 가슴 한켠에 남았습니다.
글 출처 : 잃어버린 사랑을 위하여(미상 : [주]자음과 모음) 中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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