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교차가 큰 날
새벽 5시, 일찍 움직여야 할 일이 있어 그는 집을 나선다.
날이 생각보다 훨씬 추워서 몸이 떨린다.
다시 집으로 들어가 두꺼운 옷으로 갈아입고 나왔다.
오후 2시, 이번에는 더워서 고생을 한다.
새벽의 쌀쌀함도 예상 밖이었지만,
한낮의 더위도 예상 밖이다.
땀을 쏟으며 그는 생각한다.
인생도 이런 것인지 모른다고.
환절기의 일교차만큼 인생에도 일교차가 큰 시기가 있다.
새벽의 추위를 예상하지 못하고 교만했던 날도 있고,
한낮의 더위를 예상하지 못하고 잔뜩 움츠렸던 날도 있다.
추운 새벽을 위해 외투를 준비하듯 겸손함을 준비할 것.
개울의 이쪽에서 저쪽으로 훌쩍 건너뛰는 두려움 없는 아이들처럼
가볍고도 순수한 마음도 필수적으로 챙길 것.
영원히 따뜻한 봄날이 계속될 것이라는 교만함을 버릴 것.
영원히 이렇게 힘겨우면 어쩌나, 하는 두려움 역시 버릴 것.
글 출처 : 삶이 내게 무엇을 묻더라도(김미라, 샘앤파커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