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은,
아주 사소한 일로 삐친 후
아주 그럴듯한 논리적 이유를 가져와
그 사람을 칩니다.
나를 낮추면 세상이 나를 높여주고
나를 높이면 세상이 나를 낮춥니다.
깨달음의 정상에 올랐을 때, 비로소 알게 됩니다.
그 정상이 낮아지면서
원래부터가 내 이웃과 똑같은 눈높이였다는 것을.
누군가와 자꾸 부딪치면,
아마도 그 부딪치는 부분을
세상이라는 학교가 나에게 좀 닦으라고 하는 것이 아닐까요?
누구를 싫어하면 왜 싫어하는지를 가만히 들여다보고
내 안에도 그와 비슷한 허물이 없는지 살펴봐야 합니다.
다른 사람의 결점이
내 눈에 들어오는 것은
내 안에도 똑같은 결점이
어딘가에 있기 때문입니다.
그 사람을 처음 봤을 때 그의 결점이 딱 보이는 건,
그리고 그의 결점이 두고두고 나를 괴롭히는 건,
내 안에도 똑같은 결점이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사실,
어떤 사람이 원래부터 나쁘거나 좋거나 하는 건 없습니다.
그 사람과 나와의 인연이 나쁘거나 좋거나 할 뿐입니다.
악한 사람도 나를 구해주는 은인으로 만나면
좋은 사람이 되는 것이고,
선한 사람도 길을 가다 내 어깨를 치고 가면
나쁜 사람이 되는 것입니다.
사람 여덟아홉 명 모이는 모임에 가면
나를 이상하게도 좋아하는 사람이 두세 명 정도 있고
나를 또 처음부터 괜히 싫어하는 사람이 한두 명 있습니다.
이것이 자연의 이치니 너무 상처받지 말고 사시길.
개개인에게는 모두 각자의 생각이 있습니다.
각각의 사견을 내 생각과 똑같이 맞추기 위해
노력할 필요는 없습니다.
다를 수 있다는 것을 인정하십시오.
시비는 사실, 남의 생각이 내 생각과 똑같아야 한다고 했을 때
생기는 것입니다.
몇 백, 몇 천만 원짜리 명품 가방을 가지고 다니면 뭐하나요.
사람이 명품이 아니라면.
출처 : 멈추면 비로소 보이는 것들(혜민스님, 샘앤파커스)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