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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풍이 지나가는 날

이설영 6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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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폭풍이 지나가는 날 雪花/이설영 한바탕 폭풍이 휘몰아치며 요란하게 소리를 내며 지나간다 그사이 포복怖伏된 가슴 마구 곤두박질해대는 심장의 파동 소리에 파르르 떨리는 몸 손까지 부들부들 부정맥이 안정을 찾지 못해 피폐疲弊해진 마음에선 서글픈 눈물만 흐르고, 긴 한숨소리에 검게 탄 통증 煩惱번뇌의 찌꺼기 되어, 심장에서 혈류를 지나 한 바퀴 내 몸을 돌아 나간다 다 그렇게 사는 거야 이제는 거센 바람에 눈물 내어주지 말자 거센 파도가 삶을 속박하려 또다시 엄습해오더라도, 악마의 음모에 결단코 섬을 내어주지 않으리라 저 산속에서 홀로 강인함을 배운 칡뿌리 할매처럼만 살자 그래 그렇게 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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