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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도 - 도종환

명임 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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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에게 역사 있기를 기다리며
  수백만 년 저리디 저린 외로움 안고 살아온 섬
  동도가 서도에 아침 그림자를 뉘이고
  서도가 동도에게 저녁 달빛 나누어 주며
  그렇게 저희끼리 다독이며 살아온 섬
  
  촛대바위가 폭풍을 견디면 장군바위도 파도를 이기고
  벼랑의 풀들이 빗줄기 받아
  그 중 거센 것을 안으로 삭여내면
  바닷가 바위들 형제처럼 어깨를 겯고 눈보라에 맞서며
  망망대해 한가운데서 서로를 지켜온 섬
  
  땅채송화 해국 술패랭이 이런 꽃의 씨앗처럼
  세상 욕심 다 버린 것
  외로움이란 외로움 다 이길 수 있는 것들만
  폭풍우의 등을 타고 오거나
  바다 건너 날아와 꽃 피는 섬
  
  사람 많은 대처에선 볼 수 없게 된지 오래인
  녹색 비둘기 한 쌍 몰래 날아와 둥지 틀다 가거나
  바다 깊은 곳에서
  외로움이 아름다움으로 빛나는 해조류떼가
  저희끼리 손끝을 간지르며 모여 사는 곳
  
  그런 걸 아는 사람 몇몇 바다 건너와 물질하며 살거나
  백두산 버금가는 가슴으로 용솟음치며
  이 나라 역사와 함께 해온 섬
  홀로 맨 끝에 선다는 것이 얼마나 가슴 시린 일인지
  고고하게 사는 일이 얼마나 눈물겨운 일인지 알게 하는 섬
  
  아, 독도
  
  여러 해 전에 독도에 다녀온 뒤에 쓴 시입니다. 독도는 지질학적으로도 우리 민족의 역사와 함께 해온 섬입니다. 아니 "우리에게 역사 있기를 기다리며 / 수백만 년 저리디 저린 외로움 안고 살아온 섬"입니다. 독도는 아름다운 섬입니다. 독도는 외로운 섬입니다. 우리에게 "홀로 맨 끝에 선다는 것이 얼마나 가슴 시린 일인지 / 고고하게 사는 일이 얼마나 눈물겨운 일인지 알게 하는 섬"입니다.
  
  일본의 후안무치한 주장은 일단 분쟁지역으로 묶어두는 것만 해도 정치적으로 얻는 게 있다는 잘못된 계산에서 비롯되었다고 봅니다. 우파의 민족주의를 자극해도 표가 되고 보수표의 기반 중의 하나인 어민들 표와 지지를 모으는 데도 별로 손해될 게 없다는 정치적 계산도 있을 겁니다. 우리가 강력 대응하는 것을 역으로 이용하기도 하는 얕은 수를 쓰기도 합니다. 학생들에게까지 잘못된 역사 잘못된 사실을 가르치겠다는 일본 정치인들의 뻔뻔함에 분노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도종환/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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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이민현 2008.08.15. 08:02
광복 63 주년에 즈음하여,
독도에 관한 노래는 여러곡 알고 있으나
도종환 시인님의 독도 詩는 처음 대합니다.
침탈의 야욕을 아직도 버리지 못 하고
독도가 즈그네 땅이라고
조동이 나불대는 쪽바리넘들을
동해바다 제일 깊은 짠물속에
鹽葬 시켜 버려 !
동행 2008.08.15. 14:48
독도

방치돈채
버려두어
외로워서 울다가

파도에 눈물짓고
속상해서 우는 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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