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돌아가기
  • 아래로
  • 위로
  • 목록
  • 댓글

멸치를 위한 바다의 노래

진리여행 2924

0

멸치를 위한 바다의 노래

 

청하 권대욱

 

물안개 먹고 자란 멸치는
여명부터 노을까지 제 앞을 가로막았던
삶의 잔등 같은 파도를 헤치고
무엇을 위해 날아오르는지 몰랐던
별의 꿈을 따라 살아왔다
멸치는 절대 먹이를 씹지 않는다
영원히 마르지 않은 이 바다
마지막 존재들이 꼭 가야 하는 길에서는
바다를 모두 제 목구멍에 밀어 넘길 따름이다
아니다
모든 존재가 상처 없이 동화되어야
이 바다를 온전히 지켜낼 수 있기 때문이다
멸치 한 마리가 제 영혼의 채색이었던
파도 닮은 하얀 뱃살
동해 닮은 푸른 등을 가진 것은
하늘과 바다에
단 한 점 부끄럼 없던 삶으로
동해의 격랑에서 수평선까지 유영하여
세상의 자양분이 되기 위함이었다
고요히 머물지 못하는 멸치는
지금도 존재의 생존을 확인하고 있다
별 하나 바라보며 가부좌 틀어 면벽을 시작하였다
이제 위대한 여정을 시작한다
세상에 또 하나의 밤을 창조하고 있다.

 

공유
0

댓글 쓰기 권한이 없습니다. 로그인

취소 댓글 등록

신고

"님의 댓글"

이 댓글을 신고하시겠습니까?

댓글 삭제

"님의 댓글"

삭제하시겠습니까?

목록

공유

facebooktwitterpinterestbandkakao story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공지 이 게시판 에디터 사용설명서 오작교 12.06.19.11:12 50717
공지 카페 등에서 퍼온글의 이미지 등을 끊김이 없이 올리는 방법 2 오작교 10.07.18.20:19 68982
공지 이 공간은 손님의 공간입니다. WebMaster 10.03.22.23:17 75855
6239
normal
고암 11.04.20.11:42 3782
6238
normal
진리여행 11.04.19.23:34 3484
6237
normal
진리여행 11.04.14.22:27 3379
6236
normal
진리여행 11.04.12.23:20 3078
normal
진리여행 11.04.11.21:28 2924
6234
normal
소나기 11.04.10.23:15 3307
6233
normal
개울 11.04.10.08:46 3183
6232
normal
고암 11.04.08.03:14 2812
6231
normal
진리여행 11.04.06.10:08 2463
6230
normal
Anthony 11.04.03.06:57 3232
6229
normal
진리여행 11.03.31.20:08 4279
6228
normal
고암 11.03.25.13:20 4009
6227
normal
고등어 11.03.19.23:58 3457
6226
normal
소나기 11.03.19.22:40 4477
6225
normal
고암 11.03.16.07:01 5022
6224
normal
강바람 11.03.11.10:12 4499
6223
normal
고암 11.03.04.12:40 3751
6222
normal
자 야 11.02.27.16:08 3429
6221
normal
고암 11.02.25.07:09 3221
6220
normal
강바람 11.02.22.13:42 405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