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사람들 - 우리가 살아가면서 겪는 좋은 이야기를 올리는 공간

글 수 900
2016.07.26 12:06:42 (*.159.57.35)
4911

 
 
    정직과 진실만이 성공의 비결
       2016년 07월                   전북연합신문
허성배/논설위원

  서울에 있는 한 은행에서 융자를 받아 작은 규모의 사업을 운영하던 최 모 씨라는 어느 장사꾼이 있었는데 그는 6·25 전쟁이 일어나자 한시바삐 피난을 떠나야 할 형편이었다.

 

  그런데 피난길에 오를 준비하던 중 그는 자신이 빌린 돈을 은행에 갚아야 할 기일이 된 것을 알고 돈을 준비해 은행에 갔다. 전쟁이 나자 사람들은 돈이 될 만한 것이면 뭐든 챙겨서 떠나는 상황이었는데, 최 씨는 거꾸로 돈을 들고 은행을 찾아간 것이다.

 

  “여기 빌린 돈을 갚으러 왔습니다.” 최 씨는 돈이 든 가방을 열며 은행 직원을 불렀다. 은행 직원은 남자를 보고 매우 난처한 표정으로 말했다. “빌린 돈을 갚겠다고요? 전쟁 통에 융자장부가 어디 있는지도 모릅니다. 장부의 일부는 부산으로 내려보냈고, 일부는 분실됐습니다.

 

  돈을 빌린 대부분의 사람은 돈을 갚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하는 마당에… 그래도 갚으시게요?” 은행 직원의 말에 최 씨는 잠시 어떻게 해야 할지 망설였다. 갚을 돈을 은행 직원에게 준다고 해서 그 돈을 은행 직원이 자기 주머니에 넣지 않는다는 보장도 없었다.

 

  그러나 최 씨는 여러 생각 끝에 돈을 갚기로 하고, 은행 직원에게 빌린 돈을 갚을 테니 영수증에 돈을 받았다는 도장을 찍어달라고 했다. 결국. 은행 직원은 채무자의 뜻에 따라 돈을 받고 자신의 인감도장이 ?찍힌 영수증을 건네주었다.

 

  6·25전쟁 중 최 씨는 가족들을 데리고 제주도로 피난을 가 군납 사업을 시작했다. 신선한 생선을 공급하는 일을 맡게 되어 갈수록 물량이 많아지자, 그는 원양어선을 사야겠다고 마음먹었다. 그러나 수중에 돈이나 담보물이 전혀 없어 자신의 능력만으로는 도저히 배를 사들일 수 없는 막막한 처지었다.

 

  최 씨는 사업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큰맘 먹고 부산의 어느은행을 찾아가 사업자금 융자를 신청했다. 그러나 은행에서는 전쟁이 막 끝난 후라 모든 것이 불확실한 상황에서 융자는 위험하다고 판단하여 그의 요청을 거절했다.

 

  융자받기를 포기하고 은행 문을 나서 한참을 가다가, 문득 자신이 전쟁 중 피난길에 서울에서 갚은 빚이 잘 정리되었는지 알아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발길을 돌려 예전에 은행에서 받아 보관하고 있던 영수증을 은행 직원에게 보여주며 당시 상황을 소상히 말해주었다.

 

  그리고 이 한 장의 영수증이 최 씨의 모든 상황을 바꿔 놓았다. 영수증을 본 은행 직원은 깜짝 놀라 소리쳤다. “아! 바로 당신이군요. 피난 중에 빚을 갚은 사람이 있다고 전해 들었을 때 ‘세상에 이런 사람도 있구나!’ 생각했는데.?

 

  당신의 정직함은 은행가의 전설처럼 회자하고 있답니다.” 직원은 그를 은행장의 방으로 인도했고, 은행은 “당신처럼 진실하고 정직한 사업가를 만나 본 적이 없다.”라고 말하면서 필요한 금액을 흔쾌히 신용융자해 주었다.

 

  최 씨는 융자받은 사업자금과 은행권의 신용을 바탕으로 성공적인 사업을 펼쳐 나갔다. 정직이란, 어떠한 상황에서도 생각, 말, 행동을 거짓 없이 바르게 표현하여 신뢰를 얻는 것이다. 정직의 성품으로 한국의 존경받는 경영자가 된 그가 바로 한국유리공업주식회사의 설립자인 최태섭(崔泰涉·1910~1998) 회장이었다.

 

  돈을 축적해 놓고도 세금을 포탈하는 자 남의 돈을 고의로 떼어먹는 자 기관을 속여 사기를 치는 등 불신이 만연된 이 어지러운 세상에 그것도 전쟁 중인데도 정직의 성품으로 신뢰를 얻은 그는 어려운 시기에 진솔한 성품을 밑천으로 사업을 번창시켜 국내 굴지의 기업을 키웠으며,

 

  급기야 유리를 세계 각국에 수출하는 나라로 만들었다는 전설 같은 이야기를 본보기(龜鑑))로 삼아야 할 것 같다.


 




 
댓글
2016.07.29 02:12:13 (*.162.55.134)
하은

남들도 다 그러니까.....

남들이 다 그러는데 나만 정직하게 살면 바보 같다는 생각이 들지만

정직하게 살다보면 남들 모르게 크레딕을 싸놓고 사는것이라는

표본이 된 삶이네요.

댓글
2016.08.17 11:02:49 (*.51.39.165)
바람과해

최태섭 회장님 같은 정직한 사업가가

많으면 좋겠네요

최회장님 존경합니다

하은님 댓글남겨주셔서

 감사합니다

사진 및 파일 첨부

여기에 파일을 끌어 놓거나 왼쪽의 버튼을 클릭하세요.

파일 용량 제한 : 0MB (허용 확장자 : *.*)

0개 첨부 됨 ( / )
번호
제목
글쓴이
800 말이 싫어하는 사람 4 file
고이민현
2014-01-01 3046
799 ♣ 그저 그러려니 하고 살자 ♣ 6 file
고이민현
2013-12-26 3228
798 즐겁고 행복한 울 자랑스러운 오작교의홈 정모를 무사히 마치고~~ 9 file
고운초롱
2013-12-09 3110
797 ♣ 클럽 하우스 락커 룸 ♣ 6 file
고이민현
2013-11-14 3121
796 부부간에 지켜야할 교통법칙 10 1
오작교
2013-11-05 3259
795 인생의 마지막 5분간(分間) 2
오작교
2013-11-05 3039
794 스님과 어머니 3
바람과해
2013-11-01 2972
793 ♣ 아내의 눈썹 ♣ 3
데보라
2013-10-31 2975
792 어느 어머님의 일기 1 file
시몬
2013-10-30 2844
791 철이 든 형님 2
데보라
2013-10-27 2798
790 참친절 1
시몬
2013-10-26 2563
789 감동 이야기 10 file
바람과해
2013-10-25 2709
788 나이 70은 從心이라 부른다 3
청풍명월
2013-10-15 3519
787 길 떠나는 인생 4 file
고이민현
2013-10-12 2957
786 스스로 아프게 하지 말아요 1 file
시몬
2013-10-03 2607
785 약속의 유효기간 1
시몬
2013-10-02 2635
784 인간 관계 1
시몬
2013-09-30 2681
783 오직 한사람... 1 file
시몬
2013-09-12 2722
782 마주 보는 법 1 file
시몬
2013-09-10 2633
781 ♠ 충청도 장모 vs 서울 사위 ♠ 4
고이민현
2013-09-05 3346
780 가을 편지 / 외외 이재옥 1
niyee
2013-09-04 2603
779 가슴 따뜻한 이야기.. 2 file
시몬
2013-09-02 2621
778 지금, 만나러 갑니다..를 추천하면서.. 1 file
시몬
2013-09-02 2678
777 어느 며느리의 편지 6
시몬
2013-08-31 2880
776 꽃무릇(상사화)/김돈영 1
niyee
2013-08-30 2557
775 코끼리에게도..... 1 file
시몬
2013-08-28 2387
774 그냥 친구와 진짜 친구의 차이 3
시몬
2013-08-26 2531
773 성은 참이요,이름은 이슬 6
고이민현
2013-08-24 2687
772 노년에 관해.. 3
시몬
2013-08-23 2664
771 엄마의 편지 -잘난 남자들의 숙명 / 한 상복 1
시몬
2013-08-22 2515
770 먹고 기도하고 사랑하라....꼭 한번 보세요...루디아님!! ㅋㅋ 1 file
시몬
2013-08-21 2468
769 인순이... 2 file
시몬
2013-08-20 2355
768 그 남자 그 여자 1 file
시몬
2013-08-19 2456
767 책과영화그리고음악..블라인드 사이드 (blind side 2009) 3 file
시몬
2013-08-18 3291
766 어느 사랑이야기 1 file
시몬
2013-08-18 2521
765 있어야할 자리에 있는 것들은 아름답습니다 1 file
시몬
2013-08-16 2519
764 메디슨 카운티의 다리 를 다시보며.. 2 file
시몬
2013-08-15 5105
763 미소(微笑)예찬 / 주응규 3
niyee
2013-08-14 2412
762 책과음악 그리고 영화..피아니스트 1 file
시몬
2013-08-13 2801
761 녹슨 삶을 두려워하라 1
시몬
2013-08-13 2443
760 책과 음악 그리고 영화를 보다가.. 3 file
시몬
2013-08-10 2421
759 피는 물보다 진하다. 4
조지아불독
2013-08-10 2515
758 먼길을 다해.. file
시몬
2013-08-03 2531
757 천천히 걷기를... 1 file
시몬
2013-07-31 2457
756 낙조 1
niyee
2013-07-30 2332
755 일본은 끝났다 5
시몬
2013-07-29 2439
754 왜 사느냐고..?
시몬
2013-07-26 2303
753 내가 산다는 것.. 2
시몬
2013-07-20 2376
752 배우는 자의 행복한 기도 ... 3
데보라
2013-07-20 2468
751 세상에 이런 의사도 다 있습니다 4
데보라
2013-07-19 2460
750 말 돼네 6
고이민현
2013-07-13 2938
749 내 아들들 에게 쓰는 편지 . 1 file
시몬
2013-07-10 2463
748 시원하게 한번 보세요~~~ 2
시몬
2013-06-30 2465
747 변호사와 전화 2
시몬
2013-06-27 2443
746 초록빛 그리움 / 허천 주응규 2
niyee
2013-06-25 2419
745 빨간도깨비...
시몬
2013-06-24 2832
744 인간은 만남을 통해 살아간다 1
고등어
2013-06-19 2477
743 인생의 향기 1 file
시몬
2013-06-19 2383
742 말에 관한 충고 3
시몬
2013-06-11 2550
741 떠날 수 있다는건..
시몬
2013-06-10 2353
740 불안도 쓸모 있다
시몬
2013-06-07 2457
739 세월아 술한잔 하자 6 file
고이민현
2013-06-06 2942
738 관심..
시몬
2013-06-05 2398
737 The Dreamer: 꿈꾸는 사람, The Believer: 믿음의 사람 file
시몬
2013-06-03 3615
736 청 춘.. 2
시몬
2013-06-02 2356
735 서툰 호의 담담한 인사..
시몬
2013-05-31 2295
734 비오는 날 고속도로에서 만난 억만 장자 2
바람과해
2013-05-30 2550
733 독도는?! 13
바람이된별
2013-05-25 2817
732 대숲에 들면 -박광호 1
niyee
2013-05-18 2524
731 숭례문은 다시 희망의 문을 연다/정호승 4
고이민현
2013-05-07 2998
730 ◐ 때로는 다정한 친구로 행복한 연인으로 ◑ 10 file
고이민현
2013-04-17 2805
729 중년이라는 나이 4
오작교
2013-04-02 3707
728 내가 알고 있는것 1 file
尹敏淑
2013-03-28 2696
727 목련꽃 그늘에서/외외 이재옥 2
niyee
2013-03-27 2579
726 창밖에 걸린 봄 /오은서 1
niyee
2013-03-27 2688
725 ★ 어느 선술집벽 낙서 ★ 2
고이민현
2013-03-22 3196
724 봄이 오는 소리 / 유인순
niyee
2013-03-05 2760
723 어머니의 웃음! 1
데보라
2013-03-02 2696
722 메일이 맺어준 사랑이야기(寓話) 2
고이민현
2013-02-22 2789
721 어느 노부부의 외출 6 file
오작교
2013-02-16 2905
720 당신은 애무나 잘 하셔! 10
고이민현
2013-02-11 4757
719 메아리.... 6 file
데보라
2013-02-10 2819
718 내가 웃으면 당신도 세상도 웃는다 5
데보라
2013-02-09 2795
717 많은 사람이 당신을 친구로 생각하느냐? 3 file
데보라
2013-01-30 2783
716 다시 돌이킬 수 없는 네 가지 6
오작교
2013-01-22 3229
715 세상이 아무리 썩어 문드러져도/...이외수의 사랑법/ 사랑외전 1
데보라
2013-01-21 2845
714 '나' 와 '우리'의 갈림길/.... 1
데보라
2013-01-21 2560
713 태화강 연가Ⅱ / 송호준 1
niyee
2013-01-21 2724
712 존경하고 사랑하는 울 감독오빠의생신을 축하합니다.^^ 19 file
고운초롱
2013-01-16 3084
711 달빛에 추억 묻고/외외 이재옥 2
niyee
2013-01-12 2606
710 사랑, 한 해(年)를 마무리하며 ~ 박만엽 3
niyee
2012-12-25 2653
709 오랜만에 인사드립니다. 7
Jango
2012-12-21 2796
708 눈물어린 등불~.... 5 file
데보라
2012-12-20 2621
707 당신은 어떤 향기를 갖고있나요?~ 3 file
데보라
2012-12-20 2620
706 설화 / 송호준 1
niyee
2012-12-17 2552
705 에미 맘~.... 7 file
데보라
2012-12-07 2539
704 꿈과 소망으로 아름다운 하루 1
고등어
2012-12-05 2583
703 겨울 장미/ 외외 이재옥 2
niyee
2012-11-30 2624
702 가을 엘레지 -詩 김설하 3
niyee
2012-11-29 2642
701 ♠ 어느 실버의 간절한 소망 ♠ 5
고이민현
2012-11-28 2541

로그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