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사람들 - 우리가 살아가면서 겪는 좋은 이야기를 올리는 공간

글 수 900
2011.01.29 19:05:35 (*.137.28.37)
5274

가정1_~1.JPG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선물

 

 

 한 어머니가 처음으로 학부모 회의에 참석했을 때, 유치원 교사가 말해주었다.

 "아드님한테 다동증(多動症) 증상이 있는 것 같아요. 자리에 앉아서

채 3분도 견디지 못하는 걸요. 병원에 한번 가보는 게 좋을것 같네요."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아들이 어머니에게 물었다.

 "오늘 선생님이 엄마한테 무슨 얘기 했어?"

 순간 어머니는 콧등이 시큰해지며 눈물이 솟구쳤다.

 반 아이 40명 가운데 유독 자기 아들만

선생님의 눈 밖에 났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그녀는 아들에게 이렇게 말했다.

 "선생님께서 우리 아들을 칭찬하시더구나. 단 1분도 자리에

앉아있질 못하던 애가 지금은 3분 동안이나 견딘다고 말이야.

다른 애 엄마들도 모두 부러워하더구나.

반 아이들 가운데 우리아들이 제일 조숙하다고."

 

 그날 저녁, 아들은 평소와 다르게 어머니가 일일이 먹여주지않고도

밥 두 그릇을 뚝딱 해치웠다.

 그 아들이 자라 초등학교에 입학했다.

학부모 회의에서 선생님이 어머니에게 말했다.

 "이번 수학 시험에서 아드님은 전체 학생 50명 가운데 겨우

40등을 했습니다. 그래서 말씀인데요.

혹시 아드님의 지능지수가 낮은 게 아닌가 의심되네요."

 

 교실을 나서면서 어머니는 또 눈물을 흘렸다. 그러나 집으로

돌아와 식탁에 마주 앉은 아들에게 그녀는 이렇게 말했다.

 "선생님이 우리 아들을 무척 기특해하더구나. 워낙 머리가 좋

아서 조금만 더 노력하면 네 옆 단짝 정도는 이길 수 있겠다더구

나. 그 아인 이번에 겨우 21등을 했다면서?"

 그 말에 아들의 눈에는 금세 정기가 감돌았다.

아들은 놀라울정도로 침착하고 어른스러워졌으며,

이튿날엔 평소보다 일찍 학교에 갔다.

 

아들이 커서 중학교에 입학했다. 학부모회의에 참석한 어머니는

아들의 이름을 호명하기만 기다렸다. 그러나 회의가 다 끝나도록

아들의 이름은 호명되지 않았다. 뭔가 잘못된 게 아닐가 하고 묻

는 그녀에게 담임선생님이 말했다.

 "지금 성적으로는 아드님의 고등학교 입학은

아무래도 벅 찰 것 같습니다."

 학교 문을 나서니 아들이 기다리고 있었다.

길에서 어머니가 아들의 어깨에 손을 얹으며 말했다.

 "선생님께서 너한테 아주 많은 기대를 하시더구나. 네가 조금만

더 노력하면 고등학교에 진학할 수 있겠다고 말이다."

 

 그 이듬해 아들은 고등학교에 진학했다.

 3년 후 졸업을 앞두고 있는데, 하루는 학교에서 아들에게 왔다

가라는 전화가 왔다. 그 소식을 들은 어머니는 자기 아들이 대학

에 합격했다는 예감이 들었다.

 얼마 후 학교에서 돌아온 아들은 명문 K대학 이니셜이 붙은 서류

봉투를 어머니에게 넘겨주었다. 그러고는 몸을 홱 돌려 자기 방으

로 뛰어들어가더니 엉엉 소리내어 울기 시작하는 것이었다.

 뒤쫓아간 어머니가 감격에 겨운 목소리로 말했다.

 "얘야, 이 기쁜 날 울긴 왜 우냐?"

 "엄마, 난 내가 머리 나쁜 애라는 걸 잘 알아요.

하지만 엄마가 나를 그토록 믿어주셨기에······."

 

 아들의 말을 들으며 어머니는 지난 10여 년간 가슴속에 혼자

묻어두었던 눈물을 더 이상 참을 수가 없었다.

희비가 엇갈린 맑는 눈물이 두 손에 받쳐든 합격통지서를 적시고 있었다.

 

 

**

 하늘엔 별이 있어 아름답고,

땅에는 꽃이 피어 아름답지만

사람에겐 사랑이 있어 아름답다.

                      -괴테

profile
댓글
2011.06.06 16:45:27 (*.235.11.90)
burm

어머님의 슬기로운 대처에 탄복합니다.  내 나이 50이 넘었것만  왜!   이렇게  못했던가를   후회하며  앞으로도  자식에게

사랑으로  행동할 것을 약속 합니다.   너무나 뜻이 있는 글을 주셔서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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