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돌아가기
  • 아래로
  • 위로
  • 목록
  • 댓글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선물

데보라 데보라 4821

1

가정1_~1.JPG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선물

 

 

 한 어머니가 처음으로 학부모 회의에 참석했을 때, 유치원 교사가 말해주었다.

 "아드님한테 다동증(多動症) 증상이 있는 것 같아요. 자리에 앉아서

채 3분도 견디지 못하는 걸요. 병원에 한번 가보는 게 좋을것 같네요."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아들이 어머니에게 물었다.

 "오늘 선생님이 엄마한테 무슨 얘기 했어?"

 순간 어머니는 콧등이 시큰해지며 눈물이 솟구쳤다.

 반 아이 40명 가운데 유독 자기 아들만

선생님의 눈 밖에 났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그녀는 아들에게 이렇게 말했다.

 "선생님께서 우리 아들을 칭찬하시더구나. 단 1분도 자리에

앉아있질 못하던 애가 지금은 3분 동안이나 견딘다고 말이야.

다른 애 엄마들도 모두 부러워하더구나.

반 아이들 가운데 우리아들이 제일 조숙하다고."

 

 그날 저녁, 아들은 평소와 다르게 어머니가 일일이 먹여주지않고도

밥 두 그릇을 뚝딱 해치웠다.

 그 아들이 자라 초등학교에 입학했다.

학부모 회의에서 선생님이 어머니에게 말했다.

 "이번 수학 시험에서 아드님은 전체 학생 50명 가운데 겨우

40등을 했습니다. 그래서 말씀인데요.

혹시 아드님의 지능지수가 낮은 게 아닌가 의심되네요."

 

 교실을 나서면서 어머니는 또 눈물을 흘렸다. 그러나 집으로

돌아와 식탁에 마주 앉은 아들에게 그녀는 이렇게 말했다.

 "선생님이 우리 아들을 무척 기특해하더구나. 워낙 머리가 좋

아서 조금만 더 노력하면 네 옆 단짝 정도는 이길 수 있겠다더구

나. 그 아인 이번에 겨우 21등을 했다면서?"

 그 말에 아들의 눈에는 금세 정기가 감돌았다.

아들은 놀라울정도로 침착하고 어른스러워졌으며,

이튿날엔 평소보다 일찍 학교에 갔다.

 

아들이 커서 중학교에 입학했다. 학부모회의에 참석한 어머니는

아들의 이름을 호명하기만 기다렸다. 그러나 회의가 다 끝나도록

아들의 이름은 호명되지 않았다. 뭔가 잘못된 게 아닐가 하고 묻

는 그녀에게 담임선생님이 말했다.

 "지금 성적으로는 아드님의 고등학교 입학은

아무래도 벅 찰 것 같습니다."

 학교 문을 나서니 아들이 기다리고 있었다.

길에서 어머니가 아들의 어깨에 손을 얹으며 말했다.

 "선생님께서 너한테 아주 많은 기대를 하시더구나. 네가 조금만

더 노력하면 고등학교에 진학할 수 있겠다고 말이다."

 

 그 이듬해 아들은 고등학교에 진학했다.

 3년 후 졸업을 앞두고 있는데, 하루는 학교에서 아들에게 왔다

가라는 전화가 왔다. 그 소식을 들은 어머니는 자기 아들이 대학

에 합격했다는 예감이 들었다.

 얼마 후 학교에서 돌아온 아들은 명문 K대학 이니셜이 붙은 서류

봉투를 어머니에게 넘겨주었다. 그러고는 몸을 홱 돌려 자기 방으

로 뛰어들어가더니 엉엉 소리내어 울기 시작하는 것이었다.

 뒤쫓아간 어머니가 감격에 겨운 목소리로 말했다.

 "얘야, 이 기쁜 날 울긴 왜 우냐?"

 "엄마, 난 내가 머리 나쁜 애라는 걸 잘 알아요.

하지만 엄마가 나를 그토록 믿어주셨기에······."

 

 아들의 말을 들으며 어머니는 지난 10여 년간 가슴속에 혼자

묻어두었던 눈물을 더 이상 참을 수가 없었다.

희비가 엇갈린 맑는 눈물이 두 손에 받쳐든 합격통지서를 적시고 있었다.

 

 

**

 하늘엔 별이 있어 아름답고,

땅에는 꽃이 피어 아름답지만

사람에겐 사랑이 있어 아름답다.

                      -괴테

공유
1
burm 2011.06.06. 16:45

어머님의 슬기로운 대처에 탄복합니다.  내 나이 50이 넘었것만  왜!   이렇게  못했던가를   후회하며  앞으로도  자식에게

사랑으로  행동할 것을 약속 합니다.   너무나 뜻이 있는 글을 주셔서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댓글 쓰기 권한이 없습니다. 로그인

취소 댓글 등록

신고

"님의 댓글"

이 댓글을 신고하시겠습니까?

댓글 삭제

"님의 댓글"

삭제하시겠습니까?

목록

공유

facebooktwitterpinterestbandkakao story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공지 우리 홈 게시판 사용 방법 오작교 22.04.26.16:57 33596
공지 카페 등에서 퍼온글의 이미지 등을 끊김이 없이 올리는 방법 오작교 10.07.18.20:20 83447
공지 이 방은 고운초롱님께서 관리하시는 곳입니다. 18 오작교 07.06.19.11:27 84427
2967
normal
niyee 11.05.05.08:10 7699
2966
normal
niyee 11.04.26.07:47 8049
2965
normal
바람과해 11.04.04.11:06 8004
2964
normal
바람과해 11.04.03.16:14 8066
2963
normal
바람과해 11.03.26.12:06 7271
2962
normal
niyee 11.03.08.09:23 8152
2961
normal
바람과해 11.03.05.17:33 7972
2960
file
고운초롱 11.03.02.14:40 5026
2959
normal
바람과해 11.03.02.11:47 5697
2958
normal
바람과해 11.02.22.13:44 5258
2957
normal
niyee 11.02.18.18:56 5502
2956
normal
누월재 11.02.16.10:55 7580
2955
normal
바람과해 11.02.14.23:26 5434
2954
file
고운초롱 11.02.08.11:19 4428
2953
file
고운초롱 11.02.01.20:48 4712
2952
normal
바람과해 11.02.01.12:44 8689
2951
normal
바람과해 11.01.31.11:43 5641
file
데보라 11.01.29.19:05 4821
2949
normal
데보라 11.01.29.12:10 4651
2948
file
데보라 11.01.24.18:14 52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