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사람들 - 우리가 살아가면서 겪는 좋은 이야기를 올리는 공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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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8.10 06:55:42 (*.145.213.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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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들 

언제 어디서고 기념사진 속에서라면
시인은 단연 군계일학이다. 사진
속의 인물이 설사
한 무더기 삼성장군들이거나
온통 노동자투성이로
떡을 치고 있더라도

엿장수 마음대로? 절대로
시인은 시인이기를 그만 둘…수가
없다. 뒈진 듯하면서도 살아있고
같은 듯하면서도 어딘가 다르고, 없는
듯하면서도 언젠가는, 기필코
드러나고야 만다. 어느 시궁창
속에서도, 어떤 누더기 한복판에서도

그것은 실은
아무것도 아닌 돌의 이름이고
다시 밟혀 죽는 그 꿈이고, 꿈이 깔기는
똥이고, 똥 속에 숨은
그 뭣의
똥…이다
그 뭣의 똥! 그 뭣의 똥!

비록 그것이 민족이거나
당대 민중의 주린 허리를 죄는
번쩍이는 버클은 아닐지라도

나는 쓴다, 만신창이의
자존심을 내걸고
나는 쓴다, 그보다 더 거덜난
내장과 쓸개를 담보로

나는 쓴다, 뒤집혀 맴도는 풍뎅이의 이름으로!
나는 쓴다, 시든 페니스와 쪼그라든 홍합을 위하여!
나는 쓴다, 탈장항문과 고름과
나는 쓴다, 개흙과 검댕과 공팡이와 재와
그리하여
채마밭에 뿌려지는
한 무더기 퇴비의 이름으로!




은박지의 아이들  

1
아이들은 잔인하다
마음에 한 점 티끌도 없이
잠든 수탉의 목을 비틀고
수런대는 피수풀의
그 줄기를 타고, 구름 위에
방뇨하는 즐거움을 뿌린다

하지만 이것은 한결같은
늙은이들의 소원
살아남아 오히려 목이 마른 이여
누가 저 아이들을 달래랴
무명의 추억 속에 오직 
희희낙락 떠도는

누가 저 아이들을 물러오랴
산 방게와
가재와
물고기 외에는


2
아이들이 넘어진다, 두 팔을
귀처럼 꺾어 세우고, 무작정
달려와서, 무작정
넘어진다, 넘어진다

제 발로 일어나는 자존심도 모르고
넘어진 아이를 일으켜 세우는
바보 먹통

사물의 중심이
직립하는 뼈 속에 있지 않고
설설 기는 곡선의
그 발뒤꿈치에 있음을 알면서도
불현 듯 불을 켜고
한밤중에 몸을 일으키는
먹통들의 
전쟁
그 아비규환의, 
기억의, 
폭소의, 
바닥에, 
쐐기처럼 박힌
아이들의 고리

저절로 올라가는
사닥다리
마른 호도와
 풋풋한
자지의
콘트라스

움친 청개구리와, 
훔친 복숭아의
그 이중의 도약



3
먹의 큰 산봉우리 뒤에서
돌연
먹의 큰 손이 튀어나와도

아이들은 놀라지 않는다
그 내용이 미소로 채워져 있기 때문에
아이들은 성내지 않는다
그 눈이 먼지로 가득하지 않고
이태백의 달처럼 비어 있기 때문에

한 어시장의 왁자지껄함이 끝나고
비둘기와 아낙들이 돌아갈 즈음
어디선가 옆걸음을 쳐온 일군의
작은 발들이 둥글게
무리를 짜고
그대와 나의
끊어진 고리를 잇는다
   

4
한 아이가 물구나무를 선 채
밤의 중심에
낚시를 드리운다
다른 아이는 모로 누워서
아침처럼
웃고 있으나
누구를 기다리는 것은 아니다
아이들은 도대체
무엇을 기다릴 필요가 없다
(풀은 늙은 소나 먹는 것이다)
한 어둠이 가고
다시 다른 어둠이 겹쳐도
자리를 옮길 따름이다
땅과 하늘,
두 평생선상의
영원한 이동

세 번째 아이가 어디선가 나타나
발가벗은 몸으로
바다를 없앤다
   


5
달리는 아이들의 다리는
갈기와도 같다

털은 풀을 부르고
풀은 다시
물을 부른다
물의 아버지, 불의 사타구니
지상에 박힌
이 거대한 말뚝을, 
누가 뽑으랴

홀로 귀먹고 눈먼
세 번째의,
 하늘을 향해
영원히 
달리는
저
아이들
   

6
어둠은 절대
끝나지 않으리라
어둠이 있는 한
아이들은 계속
태어나리라

은지 위에 긁히는
중섭의 손
야윈 손

황소가 울고
사라진 우리들 마음이
소주로 풀려도

웃는 아이들은 무한공동
그 바닥에서
일제히 거꾸로
다시 기립한다

 

 

 

***은박지의 아이들은 
이중섭의 작품 중 가장 많이 등장하는 아이들이 소재인
그림을 일컷는데 .
- 이것은 이중섭작가의 두 아들을 대상으로 하여 
이루어진 것으로 여겨진다고도함. -
천진무구한 대명사로서의 대상인 아이들은 
그의 그림 속에서 주로 다른 소재와 함께 많이 어우러져 나타난다.
그 내용들을 시인은 시로 표출함



Law of the Lord/Bandar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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