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사람들 - 우리가 살아가면서 겪는 좋은 이야기를 올리는 공간

글 수 900
코^ 주부
2009.09.01 18:32:03 (*.197.251.1)
2104
11 / 0

날이 어두워지기 시작하면... 빨간 립스틱을
바르고... 까만 스타킹에 아슬 아슬한 미니스커트...
니미럴... 언제 까지 이런 생활을 계속 해야할까...
아직도 익숙치 않은 굽높은 구두... 어제 취해서
비틀거리면 돌아오다 삐꺽한게 아직두 고통스럽다..

휴~ 한숨...
움... 누구지? 멀리서 어떤 꼬마애가 나를 멀뚱 멀뚱
바라본다...췻! 짜식이 보는 눈은 있어가지구...
한번 피식 웃어주고는 길을 나선다...
별들도 숨어버린 밤하늘... 달 혼자 덩그란히 남겨서
오히려 더 처량해 보이는 밤...
오늘도 비틀 비틀... 나도 비틀.... 너도 비틀... 세상도 비틀~





어라? 그런데 조고... 어서 많이본 물건인데...
오라~ 아침에 본 그 꼬맹이로군...
안녕~ 꼬마 늑대님~ 너도 조금만 자라면
그들과 같아지겠지~ 히힉~ 우~욱~... 웩~
툭~툭~ 작은 손이... 내 등을 망치질한다...
전보대를 움쳐쥐고 주져 앉은 내 등뒤로...
환한 달빛을 등진 꼬마 아이가 보인다...

"넌 누구니?..."
그냥 말없이 웃기만 하는 아이...
머리가 아프다...그놈의 술...아우~ 속이 쓰린다...
뭐라도 먹어야 할텐데...
부시시한 모습으로 슬리퍼를 질질끌며 슈퍼로 향했다...
이것 저것 주섬 주섬 대충 집어들다가...
문득 그 꼬마가 떠올랐다...
그런데 그 꼬마... 그 늦은 시간에 그 곳에서 무엇을 하고 있었을까?.

오늘도 오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과자가든 봉지를
들고 한참을 기다렸다...
하지만... 그 아인 오지 않았다...
그렇게 몇일이 지나고...오랜만에 휴일...
목욕탕에 가려고 나오는데 멀리서 그 아이가 보인다...
왠지 많이 야위어 보이는 모습... 수줍은듯 멀리서
바라보기만 하는 아이...

그 아이에게 오라고 손짓하고는 전에 사두었던
과자 봉지를 쥐어주었다...
한사코 받지 않으려고 손을 뒤로 숨기는 아이...
너무도 순진하고 귀여운 아이가...사랑스럽다..
라는 생각을 해본다...  "집이 어디야?"

말없이 손가락으로 가리키는 곳은 언덕위에 있는
작은 성당... 아마도 고아인가...
"누나 목욕가야 하는데 같이갈래?" 농담으로 던진 한마디...
놀란듯이 눈이 똥그래진체 고개를 젓는 아이가... 너무 귀엽다..
" 그래... 그럼 안녕~ 담에 또 보자~"
멀어지는 내 모습을 바라보는 그 아이의 눈빛이
슬퍼보이는건...내 착각일까?

다음날... 밤이 다가오는 시각... 역시 그 아이는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오늘은 무엇인가 할말이 있는듯... 내 앞에서 우물 쭈물 거린다...
"음... 누나한테 할말 있니? 누나 지금 바쁘거든? 빨리 말해줄래?"
잠시 결심을 한듯 결의에 찬 얼굴 표정을 짓고는...
알수 없는 손짓을 해덴다... 어디선가 많이 본 손짓들...
"그게 뭐야?... 누나 모르겠다... 그게 뭔지..."


열심히 한 자기의 행동이 전해지지 않았다는 것에 대한 울분(?)일까...
아이가 울먹이기 시작한다... 그러다... 처음으로 그 아이가 입을 열었다...
"어버버... 버버.." 오~ 신이시여... 그 아인 끝네 울음을 터트렸고...
나는 그저 그 아이를 안아주었을 뿐...
어떤 말로도... 어떻게도... 해줄수 없었다...

까만 밤하늘을 가득채운 검은 구름... 그날 부터
퍼붓기 시작한 비는 끝네 장마가 되어 버렸다...
그 일이 있은후... 그 아이를 볼수 없었다...
아마도 지겹게 내리는 이 비 때문이리라...
비가 그치고... 햇님이 얼굴을 내민지 벌써 5일째...
어느샌가 나는
그 아이를 기다리고 있었다...

매일 아무 의미없이 흘러가던 시간들을...
그 아이가 가득 체워준거 같은... 그런 느낌...
그리움 이란것도... 기다림 이란것도...
그렇게 이주가 지나가고...밤 늦게 돌아오는 그 골목에...
그 아이가 서 있었다... 순간 난 뭔지 모를 뜨거운 것이
한꺼번에 쏟아져 나오는 것을 느꼈다...
흘러 내리는 눈물을 닥아내며 간신히 건넨 한마디...

"아... 안녕?"
묻고 싶은게 머리속에 가득한데... 아무말도 할수 없었다...
아니... 할수 없었다...
그 아이가 말을 못한다는 이유에서가 아니라... 그 아이의 모습이...
평범한 아이들의 모습이 아니란 것을 느껴서일까...
너무나도 헬쓱해진 모습...
"어디 아프니? 이시간에 여기서 뭐 하는거야?"

아이는 그저 웃기만 할뿐...대답하고 싶어도...
아마 할수 없겠지...
"자... 누나가 바래다 줄께 어서 가자...
혼자 여기 있으면서 무섭지 않았어?"
내말에 그저 고개만 좌우로 돌리는 아이...
뒤로 두 손을 숨긴체 움직이려 하지 않는다...

"자... 어서 집에 가야지... 다들 걱정 하실거야... 자.. 어서"
내가 내민 손을 물끄럼히 바라보눈 아이...
그러다... 무엇인가를 내 손에 올리고는...
뒤도 안돌아 보면서 달려간다... 훗!...
아픈건 아닌가 보구나... 왠지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그 아이가 쥐이준 그것을 보았다...

작은 도화지에 그려진.공주님의 그림...
그리고 그 아래 꼬불거리는 글씨로 써진 몇마디의 말...
"누나는 공주님 같아요."..
그날 나는 달빛 아래서...한없이 울었다...
왜 그랬을까?...그냥... 그 아이의 마음이 나를 슬프게 했다...

너무나도 순수한 마음이...
오랜만에 들어보는 성당의 종소리...
평소엔 그 소리에 잠에서 깨면 짜증만 낫는데...
왠일인지 너무나도 아름답게만 들려왔다...
그런데... 평일에도 종소리를 들었던가?
이유는 알수 없었지만...한번 가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가까운곳에 있으면서도 처음으로 가보는 성당...
성당 옆쪽으로 아이들이 눈에 띄었다...
그 중에 그 아이도 있겠지 아마 내가 온걸 알면 그 아이가 놀래겠지?...
그런데 왜... 다들 두손에 하얀 꽃을 들고 있는걸까?..왜지? 왜?...
"저... 무슨 도와드릴 일이라도..." 어느새 다가온 나이 많은 수녀님...

"아... 예... 그냥... 저... 그런데 무슨 일이 있나보죠?"
"그러시군요... 오늘 작은 생명 하나가 주님의 곁으로 떠났지요..."
어?... 어?... 저... 혹시... 혹시... 말 못하던... 그... 그 아이? 아니겠죠?"
"어떻게 아시죠?... 혹시 [인연]이가 말하던 그 분이신가요?"
"[인연]... 그 아이의 이름이 [인연]인가요?"

"예... 불쌍한 아이죠... 태어난지 얼마 안되서
부모에게서 버림받은... 지금가지 살아온게 기적이 라고 밖에
볼 수 없을 정도로... 그 아인 심한 병을 앓고 있었답니다...

오~ 신이시여...
바람이 불어와 어느샌가 흘러버린 내 볼의 눈물들을 떨구워간다..
"이렇게 오신거... 그 아이 마지막 가는길 인사나 해주시지요..."
작은 몸뚱이가 나무로 만든 관 속에 누워있다...
그 위로 친구들이 놓아준 꽃들이 그 아이에게 안녕 이라 말한다..

눈물이 흐른다... 더이상 나올 눈물 조차 남지 않을 만큼의 눈물이...
멀리 떠나가는 그 아이를 뒤로하는 내게 수녀님께선 말씀해주셨다..
동화 책속에서만 보던 공주님을 보았다고...
꿈속에서도 그리던 공주님을 보았다고...
그 날 이후로 우울해하기만 하던 아이가 활기를 찾았었다고...

아마도... 그 아인 행복한 꿈을 꾸면서 잠들었을거라고...
그날 이후... 나는 화장을 하지 않았다...
더이상 짧은 치마도 입지 않았다...
더이상 추하게 살순 없었다..
그 아이가 밤하늘의 달빛이 되어 나를 지켜볼테니...
말로만 듣던 어린 왕자란 책을 샀다... 늦게까지
일을 마치고 조금씩 읽기 시작한 그 책...
아마도 내게 있어 그 아인 이 책속의어린 왕자가 아니었을까...

- 갑쑤니


♪^. Tornero - 남택상



댓글
2009.09.01 21:51:06 (*.27.111.179)
고이민현
인연이는 갑쑤니(아마도 갑순이의 발음 나오는대로 표기?)를
세상의 눈으로 보지않고 동화속의 어린왕자와 공주로 그리며
마지막까지 공주를 기다리다 하늘나라로 간가봐요.
비록 작은 인연에서도 커다란 뉘우침을 얻을수 있는
아름다운 세상이였슴......
댓글
2009.09.02 13:03:50 (*.197.251.1)
코^ 주부
거창하진 않치만
생활속의 아주 작은 감동들이 .. 우리들의 삶을 향기롭게 만들지 않을까?` 허는 생각으로 옮겨왔습니다.
큰^ 놀부(고이민현) 성님의 감성도..
갑쑤니처럼 인정많코, 여리고, 아름다우시죠^^* ..
댓글
2009.09.06 14:02:15 (*.50.93.213)
패랭낭자
읽어 내려가며...
눈물이 납니다

꿈 속에서 그리던 공주님을 만난 아이...
행복한 모습을 떠 올립니다 아멘
댓글
2009.09.09 00:45:21 (*.117.29.46)
보리피리
긴 사연을 읽으려니
중간쯤에서는 서두(書頭)를,
끝머리에선 중간 내용을 도통 모르겠다.
잊음의 한계가 불과 글 몇 줄에 있음에랴.......?
그러나 이 글은 단순한 몇 줄이 아니라
그 뜻이 내포하는 바 수 천 사연이다.
해서 앞세운 그림에서 주름문 앞
폐가구에 엉덩이를 걸치고 앉아 한껏 연기를 내뿜는 자태를 본다.
그니의 폐부에서 내뿜어지는 한을
코^오빠는 정말 아실까?
사진 및 파일 첨부

여기에 파일을 끌어 놓거나 왼쪽의 버튼을 클릭하세요.

파일 용량 제한 : 0MB (허용 확장자 : *.*)

0개 첨부 됨 ( / )
우정을 택하신 아버지 (2)
데보라
2010.01.08
조회 수 1840
조회 수 2290
멋진사진과 명언 (8)
청풍명월
2010.01.08
조회 수 2158
피곤을 사드릴께요! (7)
데보라
2010.01.07
조회 수 1968
♣ 다가온 인연은 소중하게♣ (3)
장길산
2010.01.05
조회 수 1988
새해에 생각하는 우정! (12)
데보라
2010.01.04
조회 수 2001
조회 수 2091
조회 수 1980
새해를 달마도사와 함께... (12)
조지아불독
2010.01.03
조회 수 2181
조회 수 1977
조회 수 1549
고맙습니다~감사합니다~ (11)
琛 淵
2009.12.31
조회 수 1877
조회 수 1976
어느 말기암 어린이의 감동글 (4)
청풍명월
2009.12.28
조회 수 1691
나를 울린 꼬맹이 (4)
데보라
2009.12.27
조회 수 1773
2009년도. 부산 송년회 (12)
조지아불독
2009.12.27
조회 수 2035
어느 남편의 아내 사랑 (7)
데보라
2009.12.25
조회 수 1746
보고픔인지 그리움인지 (2)
琛 淵
2009.12.25
조회 수 1882
하느님의 기적을 사러온소녀 (4)
청풍명월
2009.12.24
조회 수 1694
조회 수 2092
조회 수 1834
인생의 배낭 속에는~ (9)
데보라
2009.12.20
조회 수 1830
조회 수 1559
♡12월이라는 종착역♡ (3)
데보라
2009.12.15
조회 수 1787
눈물 외 / 김현승 (金顯承) (2)
琛 淵
2009.12.15
조회 수 1606
어느 80대노인의 유서 (5)
청풍명월
2009.12.14
조회 수 2105
겨울 단상 / 詩 : 신해 (1)
♣해바라기
2009.12.14
조회 수 1669
조회 수 1725
아버지를팝니다 (8)
청풍명월
2009.12.12
조회 수 1804
故 鄕 (11)
조지아불독
2009.12.12
조회 수 2056
아듀우 2009년 (4)
琛 淵
2009.12.12
조회 수 1770
가장 아름다운 가위, 바위, 보 (14)
데보라
2009.12.10
조회 수 1691
조회 수 1630
조회 수 1712
고향.. ` 해운대 ` (21)
조지아불독
2009.12.08
조회 수 2150
조회 수 1562
시클라멘의 짧은사랑 (9)
청풍명월
2009.12.06
조회 수 1697
사랑하며 꿈꾸며 (6)
한일
2009.12.06
조회 수 1727
12월에는~.... (9)
데보라
2009.12.02
조회 수 1661
조회 수 1546
허물을 덮어 주세요 (5)
데보라
2009.11.29
조회 수 1812
아름다운 손 (9)
데보라
2009.11.27
조회 수 1707
할말이 없으면 침묵을 배워라 (2)
장길산
2009.11.26
조회 수 1831
인생은 둥글게 둥글게~ (7)
데보라
2009.11.22
조회 수 1836
친구!~ (7)
데보라
2009.11.15
조회 수 1537
조회 수 1946
그래서 가을은 / 詩 : 김 춘경 (1)
♣해바라기
2009.11.13
조회 수 1543
조회 수 1590
아빠의 나라 (16)
조지아불독
2009.11.11
조회 수 1758
안개속에 숨다. (10)
尹敏淑
2009.11.09
조회 수 1737
靑鶴 연못! (6)
슬기난
2009.11.05
조회 수 1462
조회 수 1497
집착만은 놓아야 한다 (11)
장길산
2009.11.02
조회 수 1541
그 시간은~ (17)
데보라
2009.11.01
조회 수 1552
♣ 가을엽서 / 안도현 (3)
niyee
2009.10.31
조회 수 1666
시월의 마지막 밤입니다 (8)
달마
2009.10.31
조회 수 1648
조회 수 1580
조회 수 1434
Love, Parting, Sorrow,Solitude ... (12)
하늘정원
2009.10.22
조회 수 1616
조회 수 1565
* 심장마비 경보 (5)
Ador
2009.10.21
조회 수 1426
함께 가는 길~ (7)
데보라
2009.10.20
조회 수 1506
조회 수 1923
조회 수 1502
조회 수 1500
자식들만 보시오 (4)
장길산
2009.10.14
조회 수 1552
조회 수 1497
조회 수 1698
♣ 가을 풍경 -詩 김설하 (3)
niyee
2009.10.12
조회 수 1302
♬♪^. 오^ 감동을 위한 협주곡 (7)
코^ 주부
2009.10.10
조회 수 1628
한가위를 맞으며 (4)
고이민현
2009.09.30
조회 수 2054
조회 수 2033
♬♪^ `인생을 건 일` 이라는 기? (5)
코^ 주부
2009.09.28
조회 수 2036
♣ 가을이 탄다 ~ 박만엽 (1)
niyee
2009.09.25
조회 수 1900
♥^ 진수무향 (眞水無香) (5)
코^ 주부
2009.09.23
조회 수 2322
조회 수 2248
가을서곡 (12)
尹敏淑
2009.09.18
조회 수 2059
조회 수 1956
그날이 오면 외 / 심 훈
琛 淵
2009.09.18
조회 수 2195
풀 외 / 남궁 벽 (4)
琛 淵
2009.09.17
조회 수 1969
♬♪^ . 행복한 인생` 이란
코^ 주부
2009.09.16
조회 수 2075
오작교 회원이 지켜할 六德目 (14)
고이민현
2009.09.09
조회 수 2025
영원한 비밀 외 / 양주동 (2)
琛 淵
2009.09.09
조회 수 2328
긍정적인 마음 자세를 (4)
장길산
2009.09.08
조회 수 2023
호 접(蝴蝶) 외 / 박화목
琛 淵
2009.09.06
조회 수 2023
조회 수 1969
조회 수 2245
♬♪^ 갑쑤니 (4)
코^ 주부
2009.09.01
조회 수 2104
추천 수 11
바람의 이유 (6)
尹敏淑
2009.08.29
조회 수 2041
조회 수 2029
겨울바다 외 / 김남조
琛 淵
2009.08.27
조회 수 2133
초대장 외 / 황석우 (2)
琛 淵
2009.08.26
조회 수 1943
그리움은 저 산너머에서 (9)
尹敏淑
2009.08.25
조회 수 2117
조회 수 2058
세월이 가면 외 / 박인환 (3)
琛 淵
2009.08.21
조회 수 1986
♡ 남겨둘 줄 아는 사람 ♡ (6)
데보라
2009.08.21
조회 수 1957

로그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