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사람들 - 우리가 살아가면서 겪는 좋은 이야기를 올리는 공간

글 수 900
2009.09.09 12:02:30 (*.145.213.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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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yang_joo_dong 양주동 (梁柱東) 영원한 비밀 임은 내게 황금으로 장식한 작은 상자와 상아로 만든 열쇠를 주시면서, 언제든지 그의 얼굴이 그리웁거든 가장 갑갑할 때에 열어 보라 말씀하시이다. 날마다 날마다 나는 임이 그리울 때마다 황금상(箱)을 가슴에 안고 그 위에 입맞추었으나, 보다 갑갑할 때가 후일에 있을까 하여 마침내 열어 보지 않았노라. 그러나 어찌 알았으랴 ! 먼 먼 후일에 내가 참으로 황금상을 열고 싶었을 때엔, 아아 ! 그 때엔 이미 상아의 열쇠를 잃었을 것을. (황금상 -- 그는 우리 임께서 날 버리고 가실 때 최 후에 주신 영원의 영원의 비밀이러라.) 산 길 1 산길을 간다, 말 없이 호올로 산길을 간다. 해는 져서 새 소리 그치고 짐승의 발자취 그윽히 들리는 산길을 간다, 말 없이 밤에 호올로 산길은 간다. 2 고요한 밤 어두운 수풀 가도 가도 험한 수풀 별 안 보이는 어두운 수풀 산길은 험하다. 산길은 멀다. 3 꿈 같은 산길에 화톳불 하나. (길 없는 산길은 언제나 끝나리) (깜깜한 밤은 언제나 새리) 바위 위에 화톳불 하나. 산 넘고 물 건너 산 넘고 물 건너 내 그대를 보려 길 떠났노라. 그대 있는 곳 산 밑이라기 내 산길을 토파 멀리 오너라. 그대 있는 곳 바닷가라기 내 물결을 헤치고 멀리 오너라. 아아, 오늘도 잃어진 그대를 찾으려 이름 모를 이 마을에 헤메이노라. 해곡(海曲) 3장 1 임 실은 배 아니건만 하늘 가에 돌아가는 흰 돛을 보면 까닭 없이 이 마음 그립습내다. 호올로 바닷가에 서서 장산에 지는 해 바라보노라니 나도 모르게 밀물이 발을 적시 옵내다. 2 아침이면 해 뜨자 바위 위에 굴 캐러 가고요 저녁이면 옅은 물에서 소라도 줍고요. 물결 없는 밤에는 고기잡이 배 타고 달내섬 갔다가 안 물리면 달만 싣고 돌아오지요. 3 그대여 시를 쓰랴거든 바다로 오시오 바다 같은 숨을 쉬랴거든. 임이여 사랑을 하랴거든 바다로 오시오 바다 같은 정열에 잠기랴거든. 양주동 (梁柱東 1903∼1977) 시인·국문학자·영문학자. 개성(開城) 출생. 1928년 일본 와세다대학[早稻田大學(조도전대학)] 영문과를 졸업한 뒤 평양 숭실전문학교 교수, 1940년부터 경신학교 교사를 지냈다. 광복 후 동국대학교 교수가 되고 1954년 학술원 종신회원에 선임되었으며, 1957년 연세대학교에서 명예문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1958년 연세대학교 교수에 취임하였다가 1962년 다시 동국대학교로 옮겨 대학원장을 역임하였다. 젊었을 때에는 영문학을 강의하면서 시인 및 문학이론가로서 활약하였다. 《금성(金星)》 동인으로서 민족주의적 성향의 시를 썼으며, 염상섭(廉想涉)과 함께 《문예공론》을 발간하여 본격적인 평론활동을 벌였는데, 특히 경향파의 기수였던 김기진(金基鎭)과의 문단논쟁은 유명하다. 한편 신라향가에 대한 연구가 일본인 학자에 의해 주도된 데 비분, 1937년부터 고증학적인 향가의 해독에 몰입하면서 고시가(古詩歌)의 주석에 전렴하는 국학자로 전신하였다. 1942년에는 한국에서 최초로 향가 25수 전편을 해독한 《조선고가연구》를 출간하였고, 1947년에는 고려가요에 대한 주석을 집대성한 《여요전주(麗謠箋注)》를 출간하였다. 광복 후에는 문학평론·시는 거의 발표하지 않았고 영문학분야에 있어서도 활동이 드물었으나 향가의 해독과 고려가요의 주석에 대한 정정과 보충을 지속하면서 문필활동을 중단하지 않았다. 저서로 《조선고가연구》 《여요전주》 《국학연구논고》 《국문학고전독본》 등이 있고, 시집 《조선의 맥박》, 수필집 《문주반생기(文酒半生記)》 《인생잡기》, 번역서 《T.S. 엘리엇 시선집》 《영시백선(英詩百選)》 《세계기문선(世界奇文選)》 등이 있다. ♬Sunrise - Henri Serok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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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2009.09.10 14:59:43 (*.175.62.115)
장길산
침연 님~ 반갑습니다.
항상 새로운 시의 세계로 인도해주시는군요.
노고하심에 감사드립니다.
더욱 풍부한 자료와 맛난 시를 기대하겠습니다.
댓글
2009.09.11 11:30:24 (*.145.213.130)
琛 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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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음 주시어 고맙습니다..더 나이 들기 전에 젊어 친숙했던 시어들을 기억하면서 감상하는 것도
의미가 있는듯하여 시인들의 간단한 약력과 더불어 올려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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