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돌아가기
  • 아래로
  • 위로
  • 목록
  • 댓글

있어야할 자리에 있는 것들은 아름답습니다

시몬 시몬 2157

1
5.jpg

 

있어야할 자리에 있는 것들은 아름답습니다.


저녁 햇살 등에 지고
반짝이는 억새풀은
가을 들판에 있을 때 더욱 아름답습니다.

차가워지는 바람에 꽃손을 비비며
옹기종기 모여 떠는 들국화나 구절초는
고갯길 언덕 아래에 있을 때
더욱 청초합니다.

골목길의 가로등,
갈림길의 이정표처럼
있어야 할 자리에 있으면서
꼭 필요한 일을 하는
사람은 보기에 얼마나 좋습니까?

젊은 날의 어둡고 긴 방황도 내가
있어야 할 자리를 찾기 위한
길이었는지도 모릅니다.



가을에서 겨울로 가는 기나긴 그리움의 나날도
있어야 할 사람과 함께 있기 위한
몸부림이었을 겁니다.

머물 수 없는 마음,
끝없이 다시 시작하고픈 갈증도
내가 지금 있어야 할 자리에 있는 것이
아닌 것 같다는 생각 때문일 것입니다.

바람만 불어도 흔들리고
산그늘이 들판을 걸어 내려오는 저녁이면

또다시 막막해져 오는 우리들의 가슴은
아직도 내가 있어야 할 자리에
있지 못하다는 생각 때문일지 모릅니다.

잎이 지는 저녁입니다.

있어야 할 자리에 있는 것들은 아름답습니다.
있어야 할 자리에 있어서 더욱 빛나는 삶은
아름답습니다.


= 도종환 시인의 "엽서"에서 =

공유
1
여명 2013.09.11. 13:18

연주속에서 노을을 들여다 보다

빠져버리는듯한 환상......

그리고

정독을 합니다.

댓글 쓰기 권한이 없습니다. 로그인

취소 댓글 등록

신고

"님의 댓글"

이 댓글을 신고하시겠습니까?

댓글 삭제

"님의 댓글"

삭제하시겠습니까?

목록

공유

facebooktwitterpinterestbandkakao story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공지 우리 홈 게시판 사용 방법 오작교 22.04.26.16:57 33457
공지 카페 등에서 퍼온글의 이미지 등을 끊김이 없이 올리는 방법 오작교 10.07.18.20:20 83402
공지 이 방은 고운초롱님께서 관리하시는 곳입니다. 18 오작교 07.06.19.11:27 84386
3167
normal
niyee 13.09.04.11:43 2227
3166
file
시몬 13.09.02.09:47 2274
3165
file
시몬 13.09.02.09:36 2312
3164
normal
시몬 13.08.31.10:38 2506
3163
normal
niyee 13.08.30.17:38 2193
3162
file
시몬 13.08.28.09:11 2023
3161
normal
시몬 13.08.26.07:37 2157
3160
normal
고이민현 13.08.24.16:42 2330
3159
normal
시몬 13.08.23.08:25 2290
3158
normal
시몬 13.08.22.08:56 2151
3157
file
시몬 13.08.21.11:29 2096
3156
file
시몬 13.08.20.07:42 2001
3155
file
시몬 13.08.19.06:54 2070
3154
file
시몬 13.08.18.11:23 2935
3153
file
시몬 13.08.18.08:01 2169
file
시몬 13.08.16.06:46 2157
3151
file
시몬 13.08.15.15:25 4747
3150
normal
niyee 13.08.14.07:03 2036
3149
file
시몬 13.08.13.08:22 2428
3148
normal
시몬 13.08.13.08:06 209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