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할배와 건전지 ☆
다섯살짜리 손자 영구와 같이 사는 영구 할배가
장날 읍에 가는 날이었다.
영감 건전지 하나 사오시오!
벽시계에 넣을 건전지 말이야!
"얼마만한 거?" 고추만한 작은거요.
"누구꺼 말하노... 내꺼가?... 영구꺼가?."
"영감 걸루 사와요"
(할매 혼잣말 : 하이고 영구 것 만도 못하면서)
문밖을 나서던 할배 다시 들어와서 하는 말
"근데 섯을 때 만한거,아님 죽었을 때 만한거?"
"아무거나 사와요!
섰을 때나 죽었을 때나 똑 같으면서."
(할매 혼잣말 : 하이고,요새는 서지도 않으면서)
할배는 장에 가서 이것 저것 구경하고
놀기도 하고 술도 한 잔 걸치고 왔는데
정작 건전지 사는 것은 잊어 먹었다.
할매한테 잔소리를 어떻게 듣나 궁리하던 할배는
"옳지!~" 하며 집으로 들어갔다.
"영감 !... 건전지 사왔나?"
"몬 사왔다"
"와?" 건전지 파는 가게 아가씨가
내꺼 만한 거 달라 그랬더니
할배께 얼마 만한지 봐야 준다 카더라.
그래서 안 보여주고 그냥 왔다, 나 잘했제?
다음번 장날에도 할배는
건전지 사는 걸 또 잊어 먹었다.
"에그 죽었네... 할멈 잔소리 우에 듣노!"
걱정하며 할배 문으로 들어선다.
"건전지 사왔나?"
"몬~사 왔다."
"와 ?"
내가 건전지를 사려고 가서 창피 한 것 무릅쓰고
아가씨 한테 내걸 보여 줬드만
실컨 보고는 아가씨 하는 말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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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부라진 건전지는 없다" 카더라!! - 옮겨온 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