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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화/이형기

빈지게 18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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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화/이형기


가야할 때가 언제인가를

분명히 알고 가는 이의

뒷모습은 얼마나 아름다운가.



봄 한철

격정을 인내한

나의 사랑은 지고 있다.



분분한 낙화…

결별이 이룩하는 축복에 싸여

지금은 가야할 때



무성한 녹음과 그리고

머지않아 열매 맺는

가을을 향하여



나의 청춘은 꽃답게 죽는다.



헤어지자

섬세한 손길을 흔들며

하롱하롱 꽃잎이 지는 어느날



나의 사랑, 나의 결별

샘 터에 물 고인듯 성숙하는

내 영혼의 슬픈 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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