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게시판 - 누구나 자유롭게 글을 올릴 수 있습니다.

글 수 4,852
2005.06.04 11:17:56 (*.159.174.222)
1914
2 / 0



가지 않을 수 없던 길/도종환


가지 않을 수 있는 고난의 길은 없었다
몇몇 길은 거쳐오지 않았어야 했고
또 어떤 길은 정말 발 디디고 싶지 않았지만
돌이켜보면 그 모든 길을 지나 지금
여기까지 온 것이다
한번쯤은 꼭 다시 걸어보고픈 길도 있고
아직도 해거름마다 따라와
나를 붙잡고 놓아주지 않는 길도 있다
그 길 때문에 눈시울 젖을 때 많으면서도
내가 걷는 이 길 나서는 새벽이면 남 모르게 외롭고
돌아오는 길마다 말하지 않은 쓸쓸한 그늘 짙게 있지만
내가 가지 않을 수 있는 길은 없었다
그 어떤 쓰라린 길도
내게 물어오지 않고 같이 온 길은 없었다
그 길이 내 앞에 운명처럼 파여 있는 길이라면
더욱 가슴 아리고 그것이 내 발길이 데려온 것이라면
발등을 찍고 싶을 때 있지만
내 앞에 있던 모든 길들이 나를 지나
지금 내 속에서 나를 이루고 있는 것이다
오늘 아침엔 안개 무더기로 내려 길을 뭉텅 자르더니
저녁엔 헤쳐온 길 가득 나를 혼자 버려둔다
오늘 또 가지 않을 수 없던 길
오늘 또 가지 않을 수 없던 길
삭제 수정 댓글
2005.06.05 19:53:17 (*.74.68.32)
불혹
"빈지게"라는 닉네임이 낯설지가 않군요.
오작교홈에서 너무도 많이 보아왔던 닉이기 때문예요.
항상 지게 가득 고운향기 물씬 풍기는
아름다운 삶의 이야기를 지고 오셔서
내려 놓고 가시기에 그 향기에 취하곤 한답니다.
님께서 내려 놓으신 그 이야기들은 제 마음속에
정신적인 양식이 되어 채곡채곡 쌓아 놓았습니다.
마음이 부자가 된게지요.
좋은글 즐감하고 갑니다.
댓글
2005.06.06 09:58:55 (*.87.197.175)
빈지게
불혹님!
과분한 말씀에 부끄럽습니다.
앞으로도 자주 방문하여 주시길
바랍니다.
늘 건강하시고 행복하세요!!
번호
제목
글쓴이
공지 우리 홈 게시판 사용 방법 file
오작교
2022-04-26 128557  
공지 테이블 매너, 어렵지 않아요 2 file
오작교
2014-12-04 140350  
공지 당국이 제시한 개인정보 유출 10가지 점검 사항 4 file
오작교
2014-01-22 157465  
공지 알아두면 유익한 생활 상식 7
오작교
2013-06-27 158051  
112 어제보다 아름다운 오늘 / 오광수 4
빈지게
2005-06-07 1912 1
111 너에게 띄우는 글... 3
옹달샘
2005-06-06 1931 3
110 방문객/마종기
빈지게
2005-06-06 1913 14
가지 않을 수 없던 길/도종환 2
빈지게
2005-06-04 1914 2
108 그리움 2
cosmos
2005-06-04 1928 3
107 차의 아홉가지 공덕
개암
2005-06-03 1916 3
106 샛강가에서/정호승 1
빈지게
2005-06-02 1935 5
105 ♡ 차마.. 말할수가 없다 ♡ 1
Together
2005-06-01 2050 2
104 그리운 그 사람 / 김용택
빈지게
2005-05-31 1913 4
103 6월 / 김용택
빈지게
2005-05-31 1940 1
102 주소 비밀 분실
최백주
2005-05-31 1930 3
101 가장 소중한 사람 / 이준호 5
빈지게
2005-05-30 1983 1
100 아버지~ 1
김남민
2005-05-30 1911 2
99 텅 빈 마음에/정우경
빈지게
2005-05-29 1919 1
98 주말한담
청하
2005-05-28 1934 1
97 전화보다 예감을 믿는 저녁이 있다/박용하
빈지게
2005-05-28 1928 1
96 이..모든것 ㅎ허락하여 주소서~ 3
김남민
2005-05-27 1905 1
95 그대 굳이 사랑하지 않아도 좋다 8
cosmos
2005-05-27 1954 10
94 밥과 잠과 그리고 사랑 / 김승희 2
빈지게
2005-05-27 1962 1
93 행복 / 김남조
빈지게
2005-05-27 1925 5

로그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