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게시판 - 누구나 자유롭게 글을 올릴 수 있습니다.

글 수 4,852
2005.06.11 12:28:01 (*.87.197.175)
1769
3 / 0




홀로 있는 시간은 / 류시화



홀로 있는 시간은
본래적인 자기로 돌아올 수 있는 기회입니다.
발가벗은 자신과 마주할 수 있는 유일한 계기입니다.


하루하루를 내가 어떻게 살고 있는지를
비춰볼 수 있는 거울 앞입니다.
그리고 내 영혼의 무게가 얼마쯤 나가는 지
달아볼 수 있는 그런 시간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우리는 외부의 빛깔과 소리와 냄새와 맛과
그리고 감촉에만 관심을 쏟느라고 저 아래 바닥에서
올라오는 진정한 자기 소리를 듣지 못하고 있습니다.


찻간이나 집 안에서 별로 듣지도 않으면서 라디오를 켜놓 는것은
그 만큼 우리들이 바깥 소리에 깊이 중독되어 버린 탓입니 다.
우리는 지금 꽉 들어찬 속에서 쫓기면서 살고 있습니다.
여백이나 여유는 조금도 없습니다.


시간에 쫓기고, 돈에 쫓기고 일에 쫓기면서 허겁지겁
살아가고 있는 것입니다.
쫓기기만 하면서 살다보니 이제는 쫓기지 않아도 될 자리에서조차
마음을 놓지 못한 채 무엇엔가 다시 쫓길 것을 찾습니다.


오늘 우리들에게 허(虛)가 아쉽습니다.
빈 구석이 그립다는 말입니다.
일, 물건, 집, 사람 할 것 없이 너무 가득 차 있는 데서만
살고 있기 때문에 좀 덜 찬 데가, 좀 모자란 듯한 그런 구석이
그립고 아쉽습니다.
번호
제목
글쓴이
공지 우리 홈 게시판 사용 방법 file
오작교
2022-04-26 111623  
공지 테이블 매너, 어렵지 않아요 2 file
오작교
2014-12-04 123064  
공지 당국이 제시한 개인정보 유출 10가지 점검 사항 4 file
오작교
2014-01-22 140036  
공지 알아두면 유익한 생활 상식 7
오작교
2013-06-27 140564  
932 마누라가 오래간만에 미장원에 갔다. 2
김일경
2006-02-27 1601 15
931 버스 안에서... 2
김일경
2006-02-27 1593 22
930 어느 혀 짧은 아이가 있었다... 1
김일경
2006-02-27 1587 12
929 냉이의 뿌리는 하얗다 / 복효근 3
빈지게
2006-02-26 1642 29
928 지금은 그리움의 덧문을 닫을 시간/류시화
빈지게
2006-02-26 1579 11
927 아! 아! 금강산! 1
尹敏淑
2006-02-26 1619 20
926 그대에게 가고 싶다/안도현 10
빈지게
2006-02-25 1347 14
925 봄바다에 가서 물었다 / 이기철 8
빈지게
2006-02-25 1578 11
924 오작교의 공개사과문 8
오작교
2006-02-25 1472 13
923 한국전쟁 미공개 기록 사진 5
오작교
2006-02-25 1583 13
922 봄이오는 소리 1
바위와구름
2006-02-25 1453 14
921 늘상의 그런아침~ 1
도담
2006-02-25 1569 11
920 티얼스/고미연님 1
시김새
2006-02-25 1624 11
919 그대,바다인 까닭에 1
고암
2006-02-25 1583 11
918 노을3" 4
하늘빛
2006-02-25 1515 10
917 노을2 1
하늘빛
2006-02-25 1579 11
916 노을1 1
하늘빛
2006-02-25 1583 10
915 외로워서 사랑합니다 11
cosmos
2006-02-25 1585 12
914 **또 하나의 숲** 12
尹敏淑
2006-02-24 1575 5
913 살아있다는 표시는 내라 3
차영섭
2006-02-24 1565 12

로그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