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돌아가기
  • 아래로
  • 위로
  • 목록
  • 댓글

바닷가에서/오세영

빈지게 1262

2



바닷가에서/오세영


사는길이 높고 가파르거든
바닷가
하얋게 부서지는 파도를 보아라
아래로 아래로 흐르는 물이
하나 되어 가득히 차오르는 수평선,
스스로 자신을 낮추는 자가 얻는 평안이
거기 있다

사는 길이 어둡고 막막하거든
바닷가
아득히 지는 일몰을 보아라
어둠 속에서 어둠 속으로 고이는 빛이
마침내 밝히는 여명,
스스로 자신을 포기하는 자가 얻는 충족이
거기 있다

사는 길이 슬프고  외롭거든
바닷가,
가물가물 멀리 떠 있는 섬을 보아라
홀로 견디는 것은 순결한 것,
멀리 있는 것은 아름다운 것,
스스로 자신을 감내하는 자의 의지가
거기있다



**살다보면 높고 가파른 길을 만나게 된다, 그 길을 넘기 위해 더 높이 올라
가야 하고 가파른 선택을 해야 할 때가 있다. 그래서 더 사는 게 힘든 날, 물
처럼 아래로 내려가는 것도 방법이다. 스스로 자신을 낮추면 길이 보이고 평
안을 얻는다.

살다보면 어둡고 막막한 길를 만나게 된다. 어둠에 묻히지 않기 위해 몸부림
치는라 힘겨울 때가 있다. 그런 날 더 어두워지기로 마음먹으면 도리어 빛이
보이는 경우가 있다. 어둠의 끝에 여명이 오듯 포기하고 얻는 충족이 있다.

살다보면 슬프고 외로운 날이 있다. 그런 날  멀리 외롭게 떠 있는 섬을 보
며 홀로 견딘다는 것. 멀리 있다는 것의 의미를 다시 생각하노라면 길이 보인
다. 스스로 자신을 감내하는 자의 의지를 통해 외로움을 이기는 길이 있는 걸
발견하게 된다.

  사는 길이 힘들고 어둡고 슬프게 느껴지는 날 바닷가에 가보라. 거기 어디쯤
에서 이런 시를 만나보라.**


       -시집 "부모와 자녀가 꼭 읽어야 할 시" 중에서-


공유
2
우먼 2005.07.10. 23:31
바닷가 외로운섬
홀로 견디는 모습
스스로 자신을 감내하는 자의 의지를 통해서 외로움을 이기는 길..
좋은글 감사히 봅니다
빈지게 글쓴이 2005.07.11. 13:24
지난 토요일에 집사람과 E마트에 갔다가 서적코너에서 좋은
시집을 찾다가 구입을 했는데 도종환 시인이 엮었더군요.
깔끔한 그림도 삽입되어 있고 참 좋답니다. 그중에서 마음
에 와 닿는 시를 한편 골라서 올렸답니다. 즐거운 한주일 열
어가시길 바랍니다. ^^*

댓글 쓰기 권한이 없습니다. 로그인

취소 댓글 등록

신고

"님의 댓글"

이 댓글을 신고하시겠습니까?

댓글 삭제

"님의 댓글"

삭제하시겠습니까?

목록

공유

facebooktwitterpinterestbandkakao story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추천
공지 우리 홈 게시판 사용 방법 오작교 22.04.26.16:57 63774 0
공지 테이블 매너, 어렵지 않아요 2 오작교 14.12.04.10:33 78654 0
공지 당국이 제시한 개인정보 유출 10가지 점검 사항 4 오작교 14.01.22.17:09 95308 0
공지 알아두면 유익한 생활 상식 7 오작교 13.06.27.09:38 95927 0
343
normal
효도하자 05.07.15.16:30 1268 +1
342
normal
빈지게 05.07.15.11:08 1226 +1
341
normal
꽃향기 05.07.15.08:12 1279 +4
340
normal
빈지게 05.07.14.09:40 1172 +1
339
normal
빈지게 05.07.14.09:16 1213 +5
338
normal
적명/김 용 희 05.07.13.21:51 2217 0
337
normal
글사랑 05.07.13.17:48 1228 +2
336
normal
김남민 05.07.13.16:43 1226 +7
335
normal
빈지게 05.07.13.00:34 1396 +2
334
normal
빈지게 05.07.13.00:33 1782 +10
333
normal
적명/김 용 희 05.07.12.15:53 1263 +1
332
normal
박임숙 05.07.12.11:13 1262 +6
331
normal
빈지게 05.07.12.08:44 1221 +5
330
normal
cosmos 05.07.12.06:17 1202 +4
329
normal
김남민 05.07.11.17:52 1279 +9
328
normal
빈지게 05.07.11.09:01 1284 +1
normal
빈지게 05.07.10.01:39 1262 +5
326
normal
진리여행 05.07.09.14:13 2363 0
325
normal
적명/김 용 희 05.07.09.11:44 1195 +11
324
normal
빈지게 05.07.09.09:07 1323 +6
323
normal
빈지게 05.07.09.00:29 1318 +3
322
normal
빈지게 05.07.09.00:09 1276 +14
321
normal
적명/김 용 희 05.07.08.22:24 1224 +4
320
normal
오작교 05.07.08.17:04 1429 +37
319
normal
오작교 05.07.08.13:05 1190 +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