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게시판 - 누구나 자유롭게 글을 올릴 수 있습니다.

글 수 4,852
2005.09.27 08:55:23 (*.159.174.222)
1649
1 / 0




한 나무에 많은 열매/이탄


1

바람이 불고 벼락치는
모진 날을 이기고
나무가 쏘옥 쏙 자라는 것은
무슨 뜻일까
앞을 내밀고 한 치 한 치 하늘로 뻗는 것은
무슨 뜻일까
찌는 더위나 독한 추위를 이기고
때맞춰 꽃 피우고 열매 여는 것은
무슨 뜻이 있어 그러는 걸까

한 나무에 많은 열매를 갖고
비바람을 거느리는 저 모습


2

계절이 바뀌어도
마음속에 늘 그림자 비친
풍성한 열매
세례를
받는 즐거움에
신의 주현절을 생각하면
하루를 그럭저럭 보낸 날이 부끄럽다

그 옛날 케이크 속에서
동전을 찾아내면
왕이나 여왕이 된 게임

많은 열매들
거울처럼 빛나듯
나도
그래야 된다는 것을 깨닫는다



*순탄하기만 한 삶은 드물다. 바람이 불고 벼락이 친다. 찌는 더위를 견뎌
야 하는 날이 있고 독한 추위를 이겨야 하는 날이 있다. 모진 날들도 많다.
우리 인간만 그런 시련의 날들을 겪는 게 아니다. 목숨을 가진 모든 것들은
다 마찬가지의 어려움을 겪는다.

그러나 그런 모진 날을 이기고 나무가 쏘옥 쏙 자라는 것은 무슨 뜻일까.
우리에게 어떻게 살아야 한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은 것일까. 견딜 수 없는
것들을 견디며 때 맞추어 꽃 피우고 열매를 여는 것은 우리에게 어떤 깨우
침을 주고자 함일까.

시련의 날들이 있어도 꽃 피우고 열매 맺는 것이라는 말을 하고 싶은 것일
까. 열매는 바로 시련의 날들 속에서 자라는 것이라는 이야기를 하고 싶은
것일까. 많은 열매를 가지고 있으면서 비바람을 함께 거느리고 있는 나무는
이게 바로 인생의 모습이라는 걸 몸으로 보여주고 싶은 건 아닐까.*


-시집 "부모와 자녀가 꼭 함께 읽어야 할 시" 중에서-


댓글
2005.09.27 10:59:36 (*.105.150.85)
오작교
오늘 우리 홈의 주제는 '고난을 이기는' 인가요?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댓글
2005.09.27 17:33:09 (*.159.174.222)
빈지게
오작교님! 감사합니다. 고난을 이기는 삶은 더 아름다운
행복이란 선물을 안겨줄 것 같습니다.^^*
댓글
2005.09.28 00:32:48 (*.106.63.9)
우먼
오작교님~~
빈지게님~~
우먼도 많은 열매 맺으려고 엄청 고뇌 하고 있답니다
모두의 이쁜 열매를 위해 ......^(^
댓글
2005.09.28 09:13:55 (*.159.174.222)
빈지게
슈퍼우먼님! 반갑습니다. 풍성한 겨실을 거두시는
가을을 보내시길 바랍니다. 오늘도 즐거운 시간 되시구요.^^*
댓글
2005.09.28 12:50:10 (*.91.155.169)
꽃다지
슈퍼우먼님 고뇌하는 옆에서 저도 깊은 고뇌에 빠져 볼까요?ㅋㅋㅋ
나무를 통해 우리 인간에게 깨우침을 주고자 하는 글 잘 읽어 보았네요.
읽기만 하는데서 그친다면 제 자신의 변화가 없을것 같아
가슴으로 느껴보려 합니다.
오늘쯤은 가을의 수확기에 제가 거두어 들일게 무엇이 있나 생각해 보아야겠네요.
번호
제목
글쓴이
공지 우리 홈 게시판 사용 방법 file
오작교
2022-04-26 112684  
공지 테이블 매너, 어렵지 않아요 2 file
오작교
2014-12-04 124140  
공지 당국이 제시한 개인정보 유출 10가지 점검 사항 4 file
오작교
2014-01-22 141083  
공지 알아두면 유익한 생활 상식 7
오작교
2013-06-27 141640  
272 너를위해/초아
김남민
2005-09-28 1670 2
271 함께 하고픈 아침/이수호
빈지게
2005-09-28 1688 15
270 가을의 기도/김현승
빈지게
2005-09-28 1667 2
269 내일을 위한 작은 꿈 7
동산의솔
2005-09-28 1723 11
268 길 잃은 날의 지혜 - 박노해 5
좋은느낌
2005-09-27 1716  
267 버리면 얻는다
고암
2005-09-27 1968 34
266 엽기가족 사는 풍경~~~^^ 4
안개
2005-09-27 1687 1
한 나무에 많은 열매/이탄 5
빈지게
2005-09-27 1649 1
264 누군가 좋아 질 때 16
우먼
2005-09-26 1728 4
263 나의 어머니 2
적명/김용희
2005-09-26 1655 1
262 내마음3/초아 1
김남민
2005-09-26 1677 1
261 슬픔에게/복효근 2
빈지게
2005-09-26 1724  
260 당신이 울컥 보고 싶은 날엔... 2
하늘빛
2005-09-26 1505 2
259 문/이정하 2
빈지게
2005-09-26 1728  
258 마음이 말하는 것은 무엇일까 2
좋은느낌
2005-09-25 1960 28
257 마음이 허기질땐 4
단비
2005-09-25 4482 22
256 가을의 기도
고암
2005-09-24 1641 2
255 산다는게/초아 1
김남민
2005-09-23 1633 3
254 오늘 하루만 그리워하겠습니다 2
하늘빛
2005-09-23 1725 15
253 비 그친 가을 새벽 1
조용순
2005-09-23 1647 1

로그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