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게시판 - 누구나 자유롭게 글을 올릴 수 있습니다.

글 수 4,852
2005.10.15 10:40:49 (*.159.174.222)
1786





사랑은 자주 흔들린다/이외수



울고 있느냐
눈물을 흘리지 않는다 해서
우는 너의 모습을 숨길 수 있을것 같더냐

온몸으로 아프다며 울고 앉아
두팔로 온몸을 끌어 안았다해서
그 슬픔이 새어 나오지 못할것 같더냐

스스로 뱉어놓고도 미안스러워
소리내어 울지도 못할 것을
왜 그리 쉽게 손 놓아 버렸느냐

아픈 가슴 두손으로 쥐어 잡았다해서
그 가슴안에서 몸부림치는 통증이
꺼져가는 불꽃마냥 사그러지더냐

너의 눈에 각인시키고 그리던 사람
너의 등뒤로 보내버렸다해서
그사람이 너에게 보이지 않더냐

정녕 네가 이별을 원하였다면
그리 울며 살지 말아야 하거늘

왜 가슴을 비우지 못하고
빗장 채워진 가슴에 덧문까지 닫으려 하느냐

잊으라하면 잊지도 못할것을
까닭없이 고집을 부려 스스로를 벌하고 사느냐

그냥 살게 두어라
그 좁은 방에 들어 앉았다
싫증나면 떠나는 날이 오지 않겠느냐

문득 가슴 언저리가 헛헛해
무언가 채우고 싶어질 때
그때는 네가 나에게 오면 되는 것이라

갈기갈기 찢어지고
피멍들은 가슴으로 온다해도 내가 다 안아 줄 것이라
내게 돌아올 것을 알기에 기다리는 것이라
너는 내 것이기 때문에 내가 다 안을 수 있는 것이라
그래서 오늘 하루도 살아 낸 것이라
살아 간다는 것은 저물어 간다는 것이다

슬프게도 사랑은 자주 흔들린다
어떤 인연은 노래가 되고
어떤 인연은 상처가 된다

하루에 한 번씩 바다는 저물고
노래도 상처도 무채색으로 흐리게 지워진다
나는 시린 무릎을 감싸 안으며
나즈막히 그대 이름 부른다

살아간다는 것은
오늘도 내가 혼자임을 아는 것이다  


삭제 수정 댓글
2005.10.15 22:56:24 (*.156.17.181)
유리
지난 이별에 그리 연연해 하지않고 빈 마음이 되어야
그 빈 마음에 또 다른 무엇을 채울 수 있다고 생각해요.
너무 많은 것을 간직하고 있다면
아무것도 더 이상 새로운 것을 담아낼 수 없으니 얼른 비워야지요.

살아간다는 것은 오늘도 내가 혼자임을 아는 것이다,,제가 아주 좋아하는 구절이예요.
오랫만에 다시 보니,,유난히 느낌이 깊어지네요,,고마운 마음 드릴게요.
댓글
2005.10.16 01:52:31 (*.159.174.204)
빈지게
유리님! 늘 감사합니다. 즐거운 휴일 보내
시길 바랍니다.^^*
번호
제목
글쓴이
공지 우리 홈 게시판 사용 방법 file
오작교
2022-04-26 124410  
공지 테이블 매너, 어렵지 않아요 2 file
오작교
2014-12-04 136169  
공지 당국이 제시한 개인정보 유출 10가지 점검 사항 4 file
오작교
2014-01-22 153223  
공지 알아두면 유익한 생활 상식 7
오작교
2013-06-27 153759  
1272 슬픈미소/조용필 3
할배
2006-04-19 1628 5
1271 이런 사람이면 좋겠습니다 8
빈지게
2006-04-19 1635  
1270 돌아보면 인생은 겨우 한나절/ 이외수 4
빈지게
2006-04-19 1390 4
1269 가난한 시인의 봄/김용관 2
빈지게
2006-04-19 1262 3
1268 나를 가장 사랑하고 있는 사람/도종환 2
빈지게
2006-04-19 1461 2
1267 칸나 1/이승주 12
빈지게
2006-04-18 1580  
1266 아름다운글/가나다 5
김남민
2006-04-18 1497  
1265 장기두는 노인 3 file
보리밭
2006-04-18 1969 1
1264 친목회 1
보리밭
2006-04-18 1586 1
1263 고슴도치 사랑하기 11
古友
2006-04-18 1649 70
1262 참 좋은 당신/김용택 4
빈지게
2006-04-18 1328 1
1261 완성을 위한 사랑/안근찬 4
빈지게
2006-04-18 1463  
1260 너를 위하여 17
cosmos
2006-04-18 1505 2
1259 4월이 가면 / 손정봉 12
빈지게
2006-04-18 1332 8
1258 너 / 김용택 6
빈지게
2006-04-17 1391 2
1257 황혼 속의 여인 19
sawa
2006-04-17 1647 7
1256 마음으로 읽을게요 3
소금
2006-04-17 1627 5
1255 ***풀은 울지 않는다.*** 14
尹敏淑
2006-04-17 1647 21
1254 공룡이 부활하는 경남고성군 (제 고향입니다) 5
구성경
2006-04-17 1568 13
1253 국어사전/ 박경록 4
빈지게
2006-04-16 1486  

로그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