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돌아가기
  • 아래로
  • 위로
  • 목록
  • 댓글

간고등어 한 손/ 유안진

빈지게 1225

0



간고등어 한 손/ 유안진


아무리 신선한 어물전이라도
한물간 비린내가 먼저 마중 나온다
한물간 생은 서로를 느껴 알지
죽은 자의 세상도 물간 비린내는 풍기기 마련
한 마리씩 줄 지은 꽁치 옆에 짝지어 누운 간고등어
껴안고 껴안긴 채 아무렇지도 않다

오랜 세월 서로가 이별을 염려해온 듯
쩔어든 불안이 배어 올라가 푸르러야 할 등줄기까지 뇌오랗다
변색될수록 맛들어져 간간 짭조름 제 맛 난다니
함께한 세월이 갈수록 풋내 나던 비린 생은
서로를 길들여 한가지로 맛나는가

안동 간고등어요
안동은 가본 적 없어도 편안 안(安)자에 끌리는지
때로는 변색도 희망도 되는지
등푸른 시절부터 서로에게 맞추다가 뇌오랗게 변색되면
둘이서도 둘인 줄 모르는
한 손으로 팔리는 간고등어 한쌍을 골라든
은발 내외 뒤에 서서 차례를 기다리는 반백의 주부들

공유
0

댓글 쓰기 권한이 없습니다. 로그인

취소 댓글 등록

신고

"님의 댓글"

이 댓글을 신고하시겠습니까?

댓글 삭제

"님의 댓글"

삭제하시겠습니까?

목록

공유

facebooktwitterpinterestbandkakao story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추천
공지 우리 홈 게시판 사용 방법 오작교 22.04.26.16:57 64115 0
공지 테이블 매너, 어렵지 않아요 2 오작교 14.12.04.10:33 78678 0
공지 당국이 제시한 개인정보 유출 10가지 점검 사항 4 오작교 14.01.22.17:09 95331 0
공지 알아두면 유익한 생활 상식 7 오작교 13.06.27.09:38 95949 0
693
normal
김남민 05.10.22.15:20 1221 +1
692
normal
무사 05.10.22.02:22 1111 +1
691
normal
안개 05.10.21.17:44 1280 +11
690
normal
하늘빛 05.10.21.11:47 1204 0
689
normal
고암 05.10.21.11:23 1232 0
688
normal
빈지게 05.10.21.10:58 1213 +1
687
normal
황혼의 신사 05.10.21.10:21 1217 +3
686
normal
좋은느낌 05.10.20.15:02 1082 +1
685
normal
빈지게 05.10.20.09:15 1280 0
684
normal
진리여행 05.10.19.23:08 1216 0
683
normal
우먼 05.10.19.22:03 1247 +14
682
file
안개 05.10.19.16:39 4340 +107
681
normal
고암 05.10.19.10:17 1268 +1
680
normal
하늘빛 05.10.19.09:40 1459 +24
679
normal
빈지게 05.10.18.23:01 1060 +2
678
normal
김남민 05.10.18.18:06 1078 +2
677
normal
향일화 05.10.17.23:21 1334 0
676
normal
고암 05.10.17.09:49 1217 0
675
normal
빈지게 05.10.17.09:27 1122 +3
674
normal
빈지게 05.10.17.09:22 1367 0
673
normal
휴게공간 05.10.16.20:17 1219 +4
normal
빈지게 05.10.16.01:57 1225 +3
671
normal
빈지게 05.10.16.01:50 1237 +1
670
normal
우먼 05.10.15.23:17 1267 0
669
normal
우먼 05.10.15.22:56 1255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