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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11.12 15:16:21 (*.159.174.1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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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여자, 기왓장 같은 여자/이은봉


두부두루치기 백반을 좋아하던 여자가 있었다.
리어카에서 파는 헐값의 검정 비닐구두 잘도 어울리던,
반주로 마신 몇 잔의 소주에도 쉽게 취하던,
마침내 암소를 끌고 가 썩은 사과를 바꿔 와도 좋다던,
맨몸으로도 좋다던 여자가 있었다.

기왓장 같은 여자
장독대 같은 여자
두부두루치기 같은 여자
맵고 짠 여자.

가 있었다. 어쩌다 내 품에 안기면 푸드득 잠들던 여자가 있었다.
신살구를 잘도 먹어치우던, 지금은 된장찌개 곧잘 끓이는,
두 아이의 엄마가 된 여자...
삭제 수정 댓글
2005.11.13 01:27:27 (*.74.161.3)
유리
두부두루치기 백반을 좋아하고, 암소를 끓고 가 썩은 사과를 바꿔와도 좋다던 여자,
기왓장 같은 여자, 장독대 같은 여자, 된장찌개 잘 끓이는 여자..팔방 미인이네요.
상큼하고도 구수함이 느껴져요.

그렇게 많은 걸 갖추었으니 참 아름다운 여인이었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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