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게시판 - 누구나 자유롭게 글을 올릴 수 있습니다.

글 수 4,852
2005.11.17 09:06:59 (*.159.174.199)
1635
1 / 0



쉽게 씌어진 시/ 윤동주


창 밖에 밤비가 속살거려
육첩방은 남의 나라,

시인이란 슬픈 천명인 줄 알면서도
한 줄 시를 적어 볼까,

땀내와 사랑내 포근히 품긴
보내 주신 학비 봉투를 받아

대학 노-트를 끼고
늙은 교수의 강의를 들으러 간다

생각해 보면 어린 때 동무들
하나, 둘, 죄다 잃어버리고

나는 무얼 바라
나는 다만, 홀로 침전하는 것일까?

인생은 살기 어렵다는데
시가 이렇게 쉽게 씌어지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다

육첩방은 남의 나라
창 밖에 밤비가 속살거리는데,

등불을 밝혀 어둠을 조금 내몰고,
시대처럼 올 아침을 기다리는 최후의 나,

나는 나에게 작은 손을 내밀어
눈물과 위안으로 잡는 최초의 악수
댓글
2005.11.18 08:54:25 (*.106.63.9)
우먼
빈지게님 안녕하십니까
바람이 차가운데 겉옷은 단단히 입으셨지요
매일 아침 님께서 오려주신 글 잘보고 있습니다
윤동주님의 시 잘 감상 했습니다
오늘 하루도 잔잔한 미소가 곁에 머물기 바랍니다

번호
제목
글쓴이
공지 우리 홈 게시판 사용 방법 file
오작교
2022-04-26 110494  
공지 테이블 매너, 어렵지 않아요 2 file
오작교
2014-12-04 121997  
공지 당국이 제시한 개인정보 유출 10가지 점검 사항 4 file
오작교
2014-01-22 138915  
공지 알아두면 유익한 생활 상식 7
오작교
2013-06-27 139422  
512 아줌마 셋이서의 외출... 1
미래
2005-11-21 1653  
511 내게 당신은 첫눈 같은 이/김용택 2
빈지게
2005-11-21 1615 1
510 보이지 않는 흔들림 1
고암
2005-11-21 1582 2
509 ^(^.. 우먼입니다 4
우먼
2005-11-20 1646  
508 세상에서 가장비싼만원/물고기자리 3
김남민
2005-11-20 1618 1
507 흐르는 계절은 울지 않는데 3
향일화
2005-11-19 1642 1
506 친구 빈지개님^*^ 2
Jango
2005-11-19 1548 4
505 사랑의 계단/이외수
빈지게
2005-11-19 1337 2
504 들국/김용택 3
빈지게
2005-11-19 1642 1
503 온라인/이복희
빈지게
2005-11-18 1557 18
502 이 가을 그리움에 1
황혼의 신사
2005-11-18 1307 5
501 가을 길목에 서면*김윤진 1
sunlee
2005-11-18 1271 4
500 아직은 보낼수가 없네 1
고암
2005-11-18 1288 4
499 잘 하는 사람 1
차영섭
2005-11-18 1684  
498 볼수록 웃기는 CF 한 편입니다. 1
김일경
2005-11-18 1397 1
497 겨울로 가는 나무 한 그루 / 도종환 2
빈지게
2005-11-17 1376 10
쉽게 씌어진 시/ 윤동주 1
빈지게
2005-11-17 1635 1
495 지울 수 없는 얼굴/고정희
빈지게
2005-11-16 1633 1
494 엽기적인 그녀
김남민
2005-11-16 1655 80
493 당신이기에 사랑합니다 -용혜원- 2 file
하은
2005-11-16 1637 2

로그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