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가기
아래로
위로

작은 짐승/신석정

빈지게 19년 전 1203

작은 짐승/신석정

란이와 나는
산에서 바다를 바라보는 거시 좋았다
밤나무
소나무
참나무
느티나무
다문다문 선 사이로 바다는 하늘보다 푸르렀다

란이와 나는
작은 짐승처럼 앉아서 바다를 바라다보는 것이
좋았다
짐승같이 말없이 앉아서
바다같이 말없이 앉아서
바다를 바라보는 것은 기쁜 일이었다

란이와 내가
푸른 바다를 향하고 구름이 자꾸만 놓아 가는
붉은 산호와 흰 대리석 층층계를 거닐며
물오리처럼 떠다니는 청자빛 섬을 어루만질 때
떨리는 심장같이 자지러지게 흩날리는 느티나무
잎새가
란이의 머리칼에 매달리는 것을 나는 보았다

란이와 나는
역시 느티나무 아래에 말없이 앉아서
바다를 바라다보는 순하디순한 작은 짐승이었다

-김용택 엮음 시집 "사랑'에서-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추천
공지	우리 홈 게시판 사용 방법	오작교	22.04.26.16:57	64838	0
공지	테이블 매너, 어렵지 않아요 2	오작교	14.12.04.10:33	78755	0
공지	당국이 제시한 개인정보 유출 10가지 점검 사항 4	오작교	14.01.22.17:09	95398	0
공지	알아두면 유익한 생활 상식 7	오작교	13.06.27.09:38	96025	0
843	normal 하나 될 수 없는 사랑 2	하늘빛	05.11.25.13:37	1221	+8
842	normal 삼각 관계 2	차영섭	05.11.25.07:39	1202	+5
841	normal 나ㅏ도 가련다	황혼의 신사	05.11.24.15:46	1005	+8
840	normal 아줌마라고 부르지마라/김경훈	빈지게	05.11.24.09:12	1863	+6
839	normal 흐린 날 / 김정호 1	빈지게	05.11.24.08:47	1167	+1
838	normal 사랑과 이별 1	김미생-써니-	05.11.24.08:43	1165	+3
837	normal 가장 아름다운 사람 1	고암	05.11.24.06:07	924	+4
836	normal 비 1	꽃향기	05.11.23.19:26	1198	0
835	normal 당신과 함께라면 3	하늘빛	05.11.22.10:03	1219	+6
834	normal 사연/도종환 2	빈지게	05.11.22.09:21	1272	0
833	normal 가을 안부를 묻다 / 윤정옥	빈지게	05.11.22.08:55	955	+6
832	normal 부르고 싶은이름/오광수 1	김남민	05.11.21.21:03	1170	+1
	normal 작은 짐승/신석정	빈지게	05.11.21.20:15	1203	0
830	normal 아줌마 셋이서의 외출... 1	미래	05.11.21.19:51	1244	0
829	normal 내게 당신은 첫눈 같은 이/김용택 2	빈지게	05.11.21.17:43	1201	+1
828	normal 보이지 않는 흔들림 1	고암	05.11.21.15:45	1173	+2
827	normal ^(^.. 우먼입니다 4	우먼	05.11.20.01:03	1232	0
826	normal 세상에서 가장비싼만원/물고기자리 3	김남민	05.11.20.00:03	1195	+1
825	normal 흐르는 계절은 울지 않는데 3	향일화	05.11.19.20:40	1148	+1
824	normal 친구 빈지개님^*^ 2	Jango	05.11.19.19:53	1160	+4
823	normal 사랑의 계단/이외수	빈지게	05.11.19.11:36	1010	+2
822	normal 들국/김용택 3	빈지게	05.11.19.10:55	1276	+1
821	normal 온라인/이복희	빈지게	05.11.18.23:13	1204	+18
820	normal 이 가을 그리움에 1	황혼의 신사	05.11.18.15:30	987	+5
819	normal 가을 길목에 서면*김윤진 1	sunlee	05.11.18.14:42	947	+4

검색 쓰기

1처음 ... 169 170 171 172 173174175 176 177 178 ... 207끝

신고

댓글 삭제

공유

검색

로그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