흐린 날 / 김정호 빈지게 흐린 날 / 김정호 내 마음 속절없이 흔들리는 밤이면 달빛도 눈꺼풀 무거워 구름 속에 뒤척이고 까치는 젖은 날개를 접는다 그 날이면 소슬바람은 허공 속에 묻어두고 여명에 동트기 전 종종 걸음으로 집을 나서다 까닭 없이 현기증 일면 빈 가슴 가득 채우는 또 하나의 얼굴 잡아야 할까 버려야 할까 한 걸음 옮길 때마다 ...
흐린 날 / 김정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