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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12.14 01:59:12 (*.87.197.1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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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겨울의 찻집에서 /조성권


유난히도 함박눈이 많이 내렸었지
그 해 겨울
우리는 처음으로
오랫동안 잊고 있었던 감정을
마음 편하게 털어 놓을 수 있었지

정말 당신은 아름다웠어
천사 같은 당신을 보는 순간
나는 포만감에 할말을 잃고
차마, 어찌 할 바를 몰랐었지
하늘을 다 껴안은 기분 이었어

눈 오는 명동거리를 꽤 오랫동안
침묵하며 걸었던 것 같아
손을 호 호 불어가면서
그땐 왜 가슴만 콩콩 뛰었는지 몰라

돌체다방 이었던가...
계단을 올라갔던 기억이 나는 군.
당신의 꽁꽁 얼어붙은 두 볼에
나는 살며시 다가서 키스를 했지

그리고 이곳에서
뜨거운 커피 잔을
두 손으로 꼬-옥 부여잡고
추위에 떨리는 가슴을 녹였고
두 눈을 마주 보며 마음을 녹였지

향긋한 커피 향을 느끼며
마음가득 사랑을 키웠고
가슴이 터지도록
뜨겁게 가슴을 끌어안고
긴장된 행복을 만들었고

영원히 같이 하고 싶어서
나, 당신께
준비되지 않은 청혼을 했지

나른함을 느낄 만큼 몸이 녹았을 때
사랑의 세레나데 음악이 흘렀고
우리는 온 세상을 얻은 듯
행복한 포만감에 휩싸여
눈 내리는 창밖을 보며 한참을 울었지

서로의 손을 부여잡고 손가락을
만지작거리며 내일을 설계했고
자정이 지났는데도
서로 얼굴만 보고 일어설 줄 몰랐지
아니 일어나기가 싫어서
그냥 그대로 시간이 멈추어 주길 바랬어.

행복한 순간들이
주마등처럼 흘러가고
반백이 넘은 이 나이로
지금 이렇게 당신 앞에 서있는 거라고…

당신이 힘들어 할 때
많이 도와주지 못해 미안해
오랫동안 잊고 있었던
솔직한 감정을 표현하니
나는 지금 마음이 홀가분해

다시는
당신 곁을 떠나지 않고 싶어
얼마 남지 않은 세월만이라도
영원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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