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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12.15 18:59:10 (*.145.148.100)
1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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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에게

청하 권대욱

아마도 짧은 기억으로는 이십 년이
거의 지나간같은데 다만 딱 일년처럼
그대가 그냥 그렇게 쉽사리 말을 하니
나는 그런 줄을 알았다오.
도봉산 그 험준한 고갯길을 넘을때도
그대가 그러기에 나는 미련스러이 몰랐다오.
석굴암 부처님전에 발원 올릴적에
그대는 아녀자가 아닌 나의 아내였고
다만 나는 아이들의 어미인줄을 알았다오.
가녀린 그대 발길은 이 눈길을 헤치고
인고의 세월을 걸었고 걸어왔건만
이제는 그 자욱이 너무도 가 없길래
그대가 밟는 자욱, 자욱이 아니요
그저 아니요 정말 아니요,
아주 아주 하 없이 질퍽이며
걸어 올 수 밖에 없는 걸 알았지만
다만 그 대가 나의 아내이길래
나는 피눈물을 그저 웃음으로 그대를 바라보았소
늘 웃음으로 당연히 아주 그냥 그런갑다하고
나는 늘 피눈물을 웃음으로 그대를 바라보았소
그대는 다만 나의 아내이었기 때문이었다오

무엇이 그리 긴 하소연이길레
갈팡질팡하던 나의 작은 걸음을 멈추게하는지..
돌바위 늘어선 큰 바위 밑 미륵전에
깊이 숙여 절하는 그대 하소연이 너무 애처롭고
내 마음도 저 푸른 창공을 스쳐갈때는
아내여 아내여 나의 아내여
그대는 이제 관음이어라 부디 관음이어라.
그래서 부처님은 관음보다 더 많은 아주 많은
그 대같은 어무이를 세상에 보내었나보다.
깊은 달 달밤에 나는 그래서 늘 그대를
애처러운 나의 어무이 처럼 그리워 하였나보다
아내여, 아내여 나는 지금도
그래서 그대를 그리도 그리워 하는가 보다
이 밤은 그래서 아름다운가 보다.

붉은 빛이 새벽을 감돌더라도
아내의 작은 물사발이 그대의 물사발이
하늘에 비추어 줄때는
나에겐 차마 이 아침이 더욱 처연하여라

댓글
2005.12.16 11:59:08 (*.159.174.223)
빈지게
아름다운 시 올려주셔서 감사합니다. 늘 즐겁고 행복한
날 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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