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게시판 - 누구나 자유롭게 글을 올릴 수 있습니다.

글 수 4,852
2005.12.15 18:59:10 (*.145.148.100)
1709
12 / 0

아내에게

청하 권대욱

아마도 짧은 기억으로는 이십 년이
거의 지나간같은데 다만 딱 일년처럼
그대가 그냥 그렇게 쉽사리 말을 하니
나는 그런 줄을 알았다오.
도봉산 그 험준한 고갯길을 넘을때도
그대가 그러기에 나는 미련스러이 몰랐다오.
석굴암 부처님전에 발원 올릴적에
그대는 아녀자가 아닌 나의 아내였고
다만 나는 아이들의 어미인줄을 알았다오.
가녀린 그대 발길은 이 눈길을 헤치고
인고의 세월을 걸었고 걸어왔건만
이제는 그 자욱이 너무도 가 없길래
그대가 밟는 자욱, 자욱이 아니요
그저 아니요 정말 아니요,
아주 아주 하 없이 질퍽이며
걸어 올 수 밖에 없는 걸 알았지만
다만 그 대가 나의 아내이길래
나는 피눈물을 그저 웃음으로 그대를 바라보았소
늘 웃음으로 당연히 아주 그냥 그런갑다하고
나는 늘 피눈물을 웃음으로 그대를 바라보았소
그대는 다만 나의 아내이었기 때문이었다오

무엇이 그리 긴 하소연이길레
갈팡질팡하던 나의 작은 걸음을 멈추게하는지..
돌바위 늘어선 큰 바위 밑 미륵전에
깊이 숙여 절하는 그대 하소연이 너무 애처롭고
내 마음도 저 푸른 창공을 스쳐갈때는
아내여 아내여 나의 아내여
그대는 이제 관음이어라 부디 관음이어라.
그래서 부처님은 관음보다 더 많은 아주 많은
그 대같은 어무이를 세상에 보내었나보다.
깊은 달 달밤에 나는 그래서 늘 그대를
애처러운 나의 어무이 처럼 그리워 하였나보다
아내여, 아내여 나는 지금도
그래서 그대를 그리도 그리워 하는가 보다
이 밤은 그래서 아름다운가 보다.

붉은 빛이 새벽을 감돌더라도
아내의 작은 물사발이 그대의 물사발이
하늘에 비추어 줄때는
나에겐 차마 이 아침이 더욱 처연하여라

댓글
2005.12.16 11:59:08 (*.159.174.223)
빈지게
아름다운 시 올려주셔서 감사합니다. 늘 즐겁고 행복한
날 되시길 바랍니다.^^*
번호
제목
글쓴이
공지 우리 홈 게시판 사용 방법 file
오작교
2022-04-26 112806  
공지 테이블 매너, 어렵지 않아요 2 file
오작교
2014-12-04 124263  
공지 당국이 제시한 개인정보 유출 10가지 점검 사항 4 file
오작교
2014-01-22 141210  
공지 알아두면 유익한 생활 상식 7
오작교
2013-06-27 141761  
1492 비, 한꼭지/장창영 4
빈지게
2006-05-28 1568 2
1491 사랑도 나이를 먹으면 2
李相潤
2006-05-28 1590 20
1490 내 마음의 비무장지대 / 최영미 6
빈지게
2006-05-28 1186 2
1489 세계의 이상한 도로 2
구성경
2006-05-28 1477 2
1488 슬픈 追 憶 1
바위와구름
2006-05-28 1179 7
1487 그대 눈물 같은 비에 25
cosmos
2006-05-28 1569 4
1486 땅에서 솟아난 신비의 고드름 5
구성경
2006-05-27 1529 8
1485 짜장면 (자장면) ! 많습니다. 21
古友
2006-05-27 1611 9
1484 채워짐이 부족한 마음들 4
윈스톰
2006-05-27 1508 8
1483 약속은 약속인데 ... 13
古友
2006-05-26 1437 3
1482 - 월드컵 응원가 몽땅 모았습니다...[아싸~! 대~한민국 짝짝짝... 6
구성경
2006-05-26 1484 3
1481 아이콘들의 전쟁 5
구성경
2006-05-26 1487 3
1480 소백산 (1박) 1
전철등산
2006-05-26 1294 3
1479 죽령- 연화봉
전철등산
2006-05-26 1247 2
1478 추억의 얼굴/김윤진
Hyuny
2006-05-26 1501 11
1477 거울 -원숭이 우리 앞에서 10
古友
2006-05-26 1531 4
1476 넌센스(웃기는) 속담/격언/명언 모음 5
구성경
2006-05-25 1512 2
1475 연인의 바다/김천우 3
디떼
2006-05-25 1336 2
1474 오월 6
우먼
2006-05-25 1515 2
1473 가장 순수했던 그때엔 네가 곁에 있었다 1
김미생-써니-
2006-05-25 1493 2

로그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