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게시판 - 누구나 자유롭게 글을 올릴 수 있습니다.

글 수 4,852
2005.12.22 10:11:09 (*.159.174.223)
1715
2 / 0




민들레 뿌리/도종환


날이 가물수록 민들레는 뿌리를 깊이 내린다

때가 되면 햇살 가득 넘치고 빗물 넉넉해

꽃 피고 열매 맺는 일 순탄하기만 한 삶도 많지만

사는 일 누구에게나 그리 만만치 않아

어느해엔 늦도록 추위가 물러가지 않거나

가뭄이 깊이 튼실한 꽃은커녕

몸을 지키기 어려운 때도 있다

눈치빠른 이들은 들판을 떠나고

남아 있는 것들도 삶의 반경 절반으로 줄이며

떨어져나가는 제 살과 이파리들

어쩌지 못하고 바라보아야 할 때도 있다

겉보기엔 많이 빈약해지고 초췌하여 지쳐 있는 듯하지만

그럴수록 민들레는 뿌리를 깊이 내린다

남들은 제 꽃이 어떤 모양 어떤 빛깔로 비칠까 걱정할 때

곁뿌리 다 데리고 원뿌리를 곧게 곧게 아래로 내린다

꽃피기 어려운 때일수록 두 배 세 배 깊어져간다

더욱 말없이 더욱 진진하게 낮은 곳을 찾아서
번호
제목
글쓴이
공지 우리 홈 게시판 사용 방법 file
오작교
125792   2022-04-26 2022-04-26 17:00
공지 테이블 매너, 어렵지 않아요 2 file
오작교
137601   2014-12-04 2021-02-04 13:44
공지 당국이 제시한 개인정보 유출 10가지 점검 사항 4 file
오작교
154636   2014-01-22 2021-02-04 13:58
공지 알아두면 유익한 생활 상식 7
오작교
155196   2013-06-27 2015-07-12 17:04
672 새해 복많이 받으세요 1
도담
1720 15 2005-12-30 2005-12-30 20:01
 
671 새해 福 많이 받으세요...^^ 1
niyee
1771 8 2005-12-30 2005-12-30 07:25
 
670 꽃지게/우경화
빈지게
1786 13 2005-12-29 2005-12-29 22:10
 
669 눈물 먼저 고이는 그리움 6
하늘빛
1732 2 2005-12-29 2005-12-29 10:59
 
668 어두운 곳 없도록.. 1
꽃향기
1819 2 2005-12-28 2005-12-28 12:53
 
667 똥의 심층적 분석 6
안개
1770 7 2005-12-26 2005-12-26 21:50
 
666 늦은 가을 2
고암
1818 1 2005-12-25 2005-12-25 12:02
 
665 잠재우지 못한사랑/참이슬 1
김남민
1629 17 2005-12-24 2005-12-24 16:31
 
664 울~가족님들 메리 크리스마스~~^^* 6
안개
4560 86 2005-12-24 2005-12-24 14:11
 
663 다시 사랑의 싹을 1
차영섭
1558 12 2005-12-24 2005-12-24 06:51
 
662 여기 가난한 마을에도 / 박해옥 1
빈지게
1656 1 2005-12-24 2005-12-24 00:06
 
661 12월을 보내며 3
하늘빛
2235 48 2005-12-23 2005-12-23 13:57
 
660 가는 해 오는 해 2
꽃향기
1811 17 2005-12-23 2005-12-23 13:24
 
659 도전하는 노년 3
황혼의 신사
1992 22 2005-12-23 2005-12-23 13:10
 
658 즐거운 성탄절 되시길.... 2
선한사람
1813 16 2005-12-22 2005-12-22 22:24
 
657 ★ Merry Christmas ☆ 3
♣해바라기
1829 18 2005-12-22 2005-12-22 22:03
 
656 우리가 눈발이라면 / 안도현 2
빈지게
1829 18 2005-12-22 2005-12-22 18:06
 
655 검정고무신/한인애
빈지게
1818 20 2005-12-22 2005-12-22 18:04
 
민들레 뿌리/도종환
빈지게
1715 2 2005-12-22 2005-12-22 10:11
민들레 뿌리/도종환 날이 가물수록 민들레는 뿌리를 깊이 내린다 때가 되면 햇살 가득 넘치고 빗물 넉넉해 꽃 피고 열매 맺는 일 순탄하기만 한 삶도 많지만 사는 일 누구에게나 그리 만만치 않아 어느해엔 늦도록 추위가 물러가지 않거나 가뭄이 깊이 튼실한 ...  
653 말없이 사랑하십시오 -이혜인 3 file
하은
1421 4 2005-12-22 2005-12-22 06:10
 

로그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