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돌아가기
  • 아래로
  • 위로
  • 목록
  • 댓글

검정고무신/한인애

빈지게 1264

0



검정고무신/한인애


어둡고 구멍 숭숭 난 시간을 질기게도 걸어 왔던거야, 마지막 호흡을 가다듬어야 할
시간인거야, 쓸쓸한 심장을 데워주던 기름통에 노란불이 켜지는 순간은 누구에게나
오는 법, 마지막 한 방울의 기름조차 떨어지면 그 자리에 그대로 주저앉아 눈을 감고
싶었을 뿐이야, 뚝.

마을 소공원의 벤취에
날마다 나와 앉으시던 노 할머니
검버섯 같이 내려와 앉는 낙엽을
떨리는 손으로 줍고 있었다
담쟁이처럼 얽혀 살던 눈빛 하나가
햇살처럼 손을 포개며
‘감자 먹고 가지, 왜 그냥 갔어’ 하면
‘응, 응’ 하고 채 머리만 흔들더니
그 잘디잔 허들 걸음으로 어디를 가셨나

바람이 조금 더 일렁일 뿐인데 마음이 자꾸 울컥거린다
지독한 그리움이니 까닭모를 눈물이니 하는 애상이 구름처럼 떠다니고
손안에는 무료한 시간만 들락거린다, 무릎이 비어가는 계절
햇살은 자꾸 등을 기대오지만, 더 이상 달리지 못하는 시간이 이제는 보인다
공유
0

댓글 쓰기 권한이 없습니다. 로그인

취소 댓글 등록

신고

"님의 댓글"

이 댓글을 신고하시겠습니까?

댓글 삭제

"님의 댓글"

삭제하시겠습니까?

목록

공유

facebooktwitterpinterestbandkakao story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추천
공지 우리 홈 게시판 사용 방법 오작교 22.04.26.16:57 64999 0
공지 테이블 매너, 어렵지 않아요 2 오작교 14.12.04.10:33 78783 0
공지 당국이 제시한 개인정보 유출 10가지 점검 사항 4 오작교 14.01.22.17:09 95425 0
공지 알아두면 유익한 생활 상식 7 오작교 13.06.27.09:38 96054 0
993
normal
빈지게 05.12.31.10:32 1481 +17
992
normal
빈지게 05.12.31.10:31 1210 +18
991
normal
하늘빛 05.12.31.00:32 1278 +20
990
normal
도담 05.12.30.20:01 1153 +15
989
normal
niyee 05.12.30.07:25 1179 +8
988
normal
빈지게 05.12.29.22:10 1164 +13
987
normal
하늘빛 05.12.29.10:59 1165 +2
986
normal
꽃향기 05.12.28.12:53 1214 +2
985
normal
안개 05.12.26.21:50 1194 +7
984
normal
고암 05.12.25.12:02 1301 +1
983
normal
김남민 05.12.24.16:31 1119 +17
982
normal
안개 05.12.24.14:11 4054 +86
981
normal
차영섭 05.12.24.06:51 1058 +12
980
normal
빈지게 05.12.24.00:06 1122 +1
979
normal
하늘빛 05.12.23.13:57 1761 +48
978
normal
꽃향기 05.12.23.13:24 1212 +17
977
normal
황혼의 신사 05.12.23.13:10 1492 +22
976
normal
선한사람 05.12.22.22:24 1216 +16
975
normal
♣해바라기 05.12.22.22:03 1179 +18
974
normal
빈지게 05.12.22.18:06 1214 +18
normal
빈지게 05.12.22.18:04 1264 +20
972
normal
빈지게 05.12.22.10:11 1150 +2
971
file
하은 05.12.22.06:10 946 +4
970
normal
동산의솔 05.12.21.16:31 1567 +21
969
normal
개울 05.12.21.16:03 1004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