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돌아가기
  • 아래로
  • 위로
  • 목록
  • 댓글

사랑도 살아가는 일인데/도종환

빈지게 1206

0



사랑도 살아가는 일인데/도종환


꽃들은 향기 하나로 먼 곳까지 사랑을 전하고
새들은 아름다운 소리 지어 하늘 건너 사랑을
알리는데
제 사랑은 줄이 끊긴 악기처럼 소리가 없었습니다
나무는 근처의 새들을 제 몸 속에 살게 하고
숲은 그 그늘에 어둠이 무서운 짐승들을 살게 하는데
제 마음은 폐가처럼 아무도 와서 살지 않았습니다
사랑도 살아가는 일인데
하늘 한복판으로 달아오르며 가는 태양처럼
한번 사랑하고 난 뒤
서쪽 산으로 조용히 걸어가는 노을처럼
사랑할 줄은 몰랐습니다
얼음장 밑으로 흐르면서 얼지 않아
골짝의 언 것들을 녹이며 가는 물살처럼
사랑도 그렇게 작은 물소리로 쉬지않고 흐르며 사는
일인데
제 사랑은 오랜 날 녹지않은 채 어둔 숲에 버려져 있
었습니다
마음이 닳아 얼굴이 따라 닮는 오래 묵은 벗처럼
그렇게 살며 늙어가는 일인데
사랑도 살아가는 일인데.  
공유
0

댓글 쓰기 권한이 없습니다. 로그인

취소 댓글 등록

신고

"님의 댓글"

이 댓글을 신고하시겠습니까?

댓글 삭제

"님의 댓글"

삭제하시겠습니까?

목록

공유

facebooktwitterpinterestbandkakao story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추천
공지 우리 홈 게시판 사용 방법 오작교 22.04.26.16:57 65009 0
공지 테이블 매너, 어렵지 않아요 2 오작교 14.12.04.10:33 78790 0
공지 당국이 제시한 개인정보 유출 10가지 점검 사항 4 오작교 14.01.22.17:09 95431 0
공지 알아두면 유익한 생활 상식 7 오작교 13.06.27.09:38 96062 0
1043
normal
차영섭 06.01.15.11:29 1090 +8
1042
file
하은 06.01.15.01:15 2651 +31
1041
normal
구성경 06.01.14.15:30 1248 +22
1040
normal
안개 06.01.14.13:55 1008 +1
1039
normal
안개 06.01.14.13:19 1078 +3
1038
normal
빈지게 06.01.13.23:35 1207 +9
1037
normal
빈지게 06.01.13.23:26 931 +12
1036
normal
빈지게 06.01.13.23:25 1084 +12
1035
normal
구성경 06.01.13.16:23 1008 +2
1034
normal
바위와구름 06.01.13.11:02 1279 +32
1033
normal
하늘빛 06.01.13.10:53 1036 +2
1032
normal
고암 06.01.13.10:52 1036 +4
1031
normal
차영섭 06.01.13.07:49 1134 +3
1030
normal
빈지게 06.01.12.23:52 1315 +13
normal
빈지게 06.01.12.23:42 1206 +16
1028
normal
장생주 06.01.12.10:19 1079 +4
1027
normal
향일화 06.01.11.21:42 1197 +17
1026
normal
진리여행 06.01.11.21:17 1176 +16
1025
normal
1
이상윤 06.01.11.10:07 1284 +1
1024
normal
차영섭 06.01.11.09:02 1213 +3
1023
normal
빈지게 06.01.11.00:18 1267 +7
1022
normal
빈지게 06.01.10.20:08 1208 +12
1021
normal
빈지게 06.01.10.16:06 1235 +8
1020
normal
빈지게 06.01.09.14:05 1076 +11
1019
normal
빈지게 06.01.09.14:04 1176 +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