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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수 4,852
2006.02.17 00:00:42 (*.87.197.175)
13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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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섹스의 추억/최영미

아침상 오른 굴비 한 마리
발르다 나는 보았네
마침내 드러난 육신의 비밀
파헤쳐진 오장육부, 산산이 부서진 살점들
진실이란 이런 것인가
한꺼풀 벗기면 뼈와 살로만 수습돼
그날 밤 음부처럼 무섭도록 단순해지는 사연
죽은 살 찢으며 나는 알았네
상처도 산 자만이 걸치는 옷
더이상 아프지 않겠다는 약속

그런 사랑 여러번 했네
찬란한 비늘, 겹겹이 구름 걷히자
우수수 쏟아지던 아침햇살
그 투명함에 놀라 껍질째 오그라들던 너와 나
누가 먼저 없이, 주섬주섬 온몸에
차가운 비늘을 꽂았지
살아서 팔딱이던 말들
살아서 고프던 몸짓
모두 잃고 나는 씹었네
입안 가득 고여오는
마지막 섹스의 추억
삭제 수정 댓글
2006.02.17 00:20:06 (*.197.251.163)
an


내가 얼마나 당신을 사랑하고 있었는지
당신을 보내고 난 후에야 알 수 있었습니다..

thanks lots~!

댓글
2006.02.17 01:10:35 (*.36.158.133)
cosmos
아....넘 어려워요
싯귀 해석 하기가...^^
삭제 수정 댓글
2006.02.17 10:43:19 (*.197.250.186)
an
세상엔 마음에 담고
새겨보아야 할 것들이 너무나 많아서
가끔은
무엇을 솎아내야 할지
분별하기가 쉽질 않은 것만 같아요.

가슴에 무엇인가가 남네요..
무엇이지도
뚜렷이 말로 하지 못한다는 게
아이러니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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