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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나무에서 봄나무에로/황지우

빈지게 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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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나무에서 봄나무에로/황지우


나무는 자기 몸으로      
나무이다      
자기 온몸으로 나무는 나무가 된다
자기 온몸으로 헐벗고 영하13도
영하20도 지상에
온몸을 뿌리박고 대가리 쳐들고
무방비의 裸木으로 서서
두 손 올리고 벌받는 자세로 서서
아 벌받은 몸으로, 벌받는 목숨으로 기립하여,
그러나 이게 아닌데 이게 아닌데
온 혼으로 애타면서 속으로 몸 속으로 불타면서
버티면서 거부하면서 영하에서
영상으로 영상 5도 영상 13도 지상으로
밀고 간다, 막 밀고 올라간다
온몸이 으스러지도록
으스러지도록 부르터지면서
터지면서 자기의 뜨거운 혀로 싹을 내밀고
천천히, 서서히, 문득, 푸른 잎이되고
푸르른 사월 하늘 들이받으면서
나무는 자기의 온몸으로 나무가 된다  
아아, 마침내, 끝끝내
꽃피는 나무는 자기 몸으로
꽃피는 나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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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안개 2006.03.04. 07:38
빈지게님!
잘 읽었읍니다.
읽다보니요.
"쉘 실버스타인"의
아낌없이 주는 나무가 생각나데요.
좋은 주말 되세요. 다녀 갑니다.
빈지게 글쓴이 2006.03.04. 09:43
푸른안개님!
감사합니다. 즐거운 주말 보내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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