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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수 4,852
2006.03.29 11:56:55 (*.159.174.223)
15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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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사랑하는 당신은/도종환



내가 사랑하는 당신은
저녁숲에 내리는 황금빛 노을이기보다는
구름 사이에 뜬 별이었음 좋겠어
내가 사랑하는 당신은
버드나무 실가지 가볍게 딛으며 오르는 만월이기보다는
동짓달 스무 날 빈 논길을 쓰다듬는 달빛이었음 싶어.


꽃분에 가꾼 국화의 우아함보다는
해가 뜨고 지는 일에 고개를 끄덕일 줄 아는
구절초이었음 해.
내 사랑하는 당신이 꽃이라면
꽃 피우는 일이 곧 살아가는 일인
콩꽃 팥꽃이었음 좋겠어.


이 세상의 어느 한 계절 화사히 피었다
시들면 자취 없는 사랑 말고
저무는 들녘일수록 더욱 은은히 아름다운
억새풀처럼 늙어갈 순 없을까
바람 많은 가을 강가에 서로 어깨를 기댄 채  


우리 서로 물이 되어 흐른다면
바위를 깎거나 갯벌 허무는 밀물 썰물보다는
물오리떼 쉬어가는 저녁 강물어었음 좋겠어
이렇게 손을 잡고 한 세상을 흐르는 동안
갈대가 하늘로 크고 먼바다에 이르는
강물이었음 좋겠어.


삭제 수정 댓글
2006.03.29 13:46:20 (*.231.62.88)
an


내가 사랑하는 당신은
나를 애인처럼 생각해주기 보다는
언제든 어떤 모습으로든 불쑥
가슴에 안기면 말없이
그저 말없이 등을 토닥여 주는
그런 친구같은 애인이면 좋겠어..

thanks 빈지게칭구~!
댓글
2006.03.29 15:45:33 (*.159.174.223)
빈지게

an 칭구!
좋은 말씀입니다. 말없이
묵묵히 사랑하는 사람...^^*
댓글
2006.03.29 19:02:34 (*.92.8.218)
구성경
빈지게님! 사랑만큼 강한것은 없지 않나 싶습니다.
어떤 사랑이든 사랑하는 마음으로 우리 모두 살아가기를
간절히 바래봅니다.



사랑이라는 이름의 선물


미안해 하지 말아요
늘 부족하다 하지 말아요

당신의 존재로 꿈을 빚는 나는
마음의 보석 상자를 간직했는데요

힘들어 하지 말아요
늘 안타까와 하지 말아요

당신의 마음 하나로 깨어나는 나는
또 하나의 선물로 채우는 걸요

빛을 삼켜먹은 어둠이
어제를 유린했던 시간 이었지만
다시 그려나가는 내 안의 아름다움은
당신이란 이름의 선물 때문인걸요

한 세상 키 작은 잎새가 된다해도
바람이 할퀴고 간 들녘으로 남는다해도
당신이 함께 하는 하루는 눈부신 선물인걸요

사랑이라는 선물은
손으로 받는 것이 아니고
마음으로 받는 것입니다

마음이 사랑으로
가득차 하나 되어버릴 때
사랑은 안개처럼 스며듭니다

사랑이라는 선물은
손으로 풀어보는 것이 아니며
마음으로 바라보면 스스로 풀리는 선물입니다.

마음에 사랑이
서로를 향해 당기고 있다면
그 사랑은 향기가 진동합니다

사랑이라는 선물은
한없이 퍼 주고 나눠주어도
깊은 산골 샘물처럼 마르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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