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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운 것들은 다 산뒤에 있다/ 김용택


이별은 손 끝에 있고
서러움은 먼데서 온다.
강 언덕 풀잎들이 돋아나며
아침 햇살에 핏줄이 일어선다.

마른 풀잎들은 더 깊이 숨을 쉬고
아침 산그늘 속에
산벚꽃은 피어서 희다.

누가 알랴, 사람마다
누구도 닿지 않은 고독이 있다는 것을
돌아앉은 산들은 외롭고

마주 보는 산은 흰 이마가 서럽다.
아픈 데서 피지 않은 꽃이 어디 있으랴
슬픔은 손 끝에 닿지만
고통은 천천히 꽃처럼 피어난다.

저문 산 아래
쓸쓸히 서 있는 사람아


댓글
2006.04.01 01:20:24 (*.36.158.133)
cosmos


'아픈 데서 피지 않은 꽃이 어디 있으랴
슬픔은 손 끝에 닿지만
고통은 천천히 꽃처럼 피어난다'

워메..
빈지게님 겁나게 좋은 시네염..

꽃이 그렇게 아프게 피어난다는 사실을
가슴으로 느꼈슴다.

고마워요 늘...빈지게님...^^

댓글
2006.04.01 09:11:00 (*.92.8.218)
구성경
사람들은 모두 한 두가지씩 보이지 않는 상처를 안고 살아간다.
그나마 눈에 보이는 상처는 다른 사람들이 알아 줄수 있으니 다행일지 모르지만
남모르는 상처는 아무도 몰라주니 더 고통스러울수도 있다.
눈에 보이는 상처는 단지 내면의 아픔을 잊지 말라는 충고일뿐이다.
--파페포포 메모리즈 중-


빈지게님 달맞이꽃을 아시는지요?
옛날(1970년도쯤)에 제가 시골에 살때 평상에 앉아 있으면
달맞이꽃이 달빛을 받아 피기 시작하는데 한송이 꽃이 필때 마다 '펑''펑'하고
소리내며 피었답니다. 마치 불꽃이 터지듯 말이지요.
그런데 도시로 이사오고 난 뒤 그소리를 듣지 못했어요.
지금 생각하니 그 꽃이 필때 나는 소리가 빈지게님이 올린 시처럼
아픔을 터뜨린것이 아닌가하는 생각이 문득 드네요.
그 소리가 그리운 세월입니다.
주말 잘 보내십시오.
댓글
2006.04.02 10:25:01 (*.87.197.175)
빈지게
cosmos님!
요즘에도 바쁘시나요? 잘 지내고 계시
지요? 시가 겁나게 좋다 하시니 오늘도
더욱 즐겁습니다.
늘 좋은 날 보내시길 바랍니다.^^*
댓글
2006.04.02 10:38:01 (*.87.197.175)
빈지게
구성경님!
저도 달맞이꽃을 좋아한답니다. 저는 요즘에
도 여름밤에는 남원시내 부근 섬진강 지류 요
천의 비포장 뚝길을 가끔 드라이브하곤 한답니
다. 달이 환하게 뜬 여름밤에 보는 달맞이꽃은
더욱 아름답지요.

근데 달맞이 꽃이 필때마다 "펑, 펑" 소리를 낸
다는 사실은 님의 글을 읽고 알게 되었습니다.
1970년엔 저는 초등학교 5학년 이었지요.ㅎㅎ
이맘때 봄이되면 새집 찾으러 다닌다고 들로 산
으로 참 많이 쏘다녔었지요. 하늘 높이서 즐겁게
노래하는 종달새 소리도 좋았고요.
저도 옛 추억에 잠시 빠져봅니다.
즐거운 휴일 보내세요! 구성경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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