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게시판 - 누구나 자유롭게 글을 올릴 수 있습니다.

글 수 4,852
2006.04.06 23:21:55 (*.159.174.212)
1613
1 / 0




등뒤의 사랑 / 오인태


앞만 보며 걸어왔다.
걷다가 왜 그런 생각이 들었는지
모를 일이다. 등을 돌리자
저만치 걸어가는 사람의 하얀 등이
보였다. 아, 그는 내 등뒤에서
얼마나 많은 날을 흐느껴
울었던 것일까. 그 수척한 등줄기에
상수리나무였는지 혹은 자작나무였는지,
잎들의 그림자가 눈물자국처럼 얼룩졌다.
내가 이렇게 터무니없는 사랑을 좇아
끝도 보이지 않는 숲길을 앞만 보며
걸어올 때, 이따금 머리 위를 서늘하게
덮어 와서 내가 좇던 사랑의 환영으로
어른거렸던 그 어두운 그림자는
그의 슬픔의 그늘이었을까. 때때로
발목을 적셔와서 걸음을 무겁게 하던
그것은 그의 눈물이었을까
그럴 때마다 모든 숲이
파르르 떨며 흐느끼던 그것은
무너지는 오열이었을까.

미안하다. 내 등뒤의 사랑
댓글
2006.04.07 00:00:34 (*.36.158.133)
cosmos
미안하다
내 등뒤의 사랑...

가슴 아픈 詩네요.

내가 아무렇지 않을때에는
앞만 보게 되는것 같아요.

고독하다던지 슬프다던지
내가 어려울때...
그럴때 가끔 등 뒤를 돌아보게 되는것 같습니다.

그런 아픔에
때로는 위로를 받기도 하지요.^^


댓글
2006.04.07 08:49:55 (*.159.174.197)
빈지게

cosmos 칭구!
늘 감사해요. 즐겁고 행복한
주말 보내시길 바랍니다. 칭구!^^*
번호
제목
글쓴이
공지 우리 홈 게시판 사용 방법 file
오작교
2022-04-26 132584  
공지 테이블 매너, 어렵지 않아요 2 file
오작교
2014-12-04 144390  
공지 당국이 제시한 개인정보 유출 10가지 점검 사항 4 file
오작교
2014-01-22 161497  
공지 알아두면 유익한 생활 상식 7
오작교
2013-06-27 162124  
1932 ♣ 가을밤의 해변가 ♣ 6
간이역
2006-09-02 1610 4
1931 안부~~ 4
향일화
2006-09-02 1543 1
1930 모나리자도 가끔은 이러고 싶답니다. 14
길벗
2006-09-01 1586 6
1929 면도를 하면서 / 06/08/07 10
길벗
2006-09-01 1534 2
1928 차 유리 먼지 함부로 털지 말기 ! 2
길벗
2006-09-01 1468  
1927 삶의 여정(旅程)/백솔이
고암
2006-09-01 1531 4
1926 사진으로 보는 세계일주 2
보름달
2006-09-01 1257 1
1925 " 절규 - 에두와르 뭉크 " 4
조지아불독
2006-08-31 1656 21
1924 남에게 베푸는 삶 1
작은물고기
2006-08-31 1584 1
1923 연두에 울다/나희덕 2
빈지게
2006-08-31 1460 1
1922 구월이 오면/안도현 10
빈지게
2006-08-30 1158 1
1921 그 때 그 시절 광고(펌) 6
오작교
2006-08-29 1433 1
1920 취하고 싶은 향기 1
고암
2006-08-29 1553  
1919 기분전환/김소월 3
빈지게
2006-08-29 1541 2
1918 홀로움/황동규 2
빈지게
2006-08-29 1620 2
1917 게으름의 7가지 법칙
장녹수
2006-08-28 1538  
1916 ♣ 비누는 몸을 닦고 눈물은 마음을 닦는다 ♣ 1
간이역
2006-08-28 1523 2
1915 올 가을엔 11
우먼
2006-08-28 1492 9
1914 아이들을 위한 기도/김시천 4
빈지게
2006-08-28 1382 2
1913 하늘가
포플러
2006-08-27 1513 4

로그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