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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수 4,852
2006.04.07 22:41:51 (*.87.197.1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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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밤의 회상 / 이외수

밤 새도록 산문시 같은 빗소리를
한 페이지씩 넘기다가 새벽녘에
문득 봄이 떠나가고 있음을 깨달았네
내 생애 언제 한번
꿀벌들 날개짓소리 어지러운 햇빛 아래서
함박웃음 가득 베어물고
기념사진 한 장이라도 찍어 본 적이 있었던가
돌이켜 보면 내 인생의 풍경들은 언제나 흐림
젊은날 만개한 벚꽃같이 눈부시던 사랑도 끝내는
종식되고 말았네
모든 기다림 끝에 푸르른 산들이 허물어지고
온 세상을 절망으로 범람하는 황사바람
그래도 나는 언제나 펄럭거리고 있었네
이제는 이마 위로 탄식처럼 깊어지는 주름살
한 사발 막걸리에도 휘청거리는 내리막
어허, 아무리 생각해도 알 수가 없네
별로 기대할 추억조차 없는 나날 속에서
올해도 속절없이 봄은 떠나가는데
무슨 이유로 아직도 나는
밤 새도록 혼자 펄럭거리고 있는지를
댓글
2006.04.08 01:12:55 (*.231.165.65)
an


나는 왜 아직도
그 바닷가를 서성이는지
알 수가 없네..

thanks 빈지게 칭구~!
댓글
2006.04.08 22:39:08 (*.87.197.175)
빈지게

an 칭구!
바닷가든 어디든 서성이는 날이
없기만을 바랍니다. 칭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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