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게시판 - 누구나 자유롭게 글을 올릴 수 있습니다.

글 수 4,852
2006.04.11 01:42:59 (*.87.197.175)
1559
4 / 0




오래된 수틀/나희덕


누군가 나를 수놓다가 사라져버렸다

씨앗들은 싹을 틔우지 않았고
꽃들은 오랜 목마름에도 시들지 않았다
파도는 일렁이나 넘쳐흐르지 않았고
구름은 더 가벼워지지도 무거워지지도 않았다.

오래된 수틀 속에서
비단의 둘레를 댄 무명천이 압정에 박혀
팽팽한 그 시간 속에서

녹슨 바늘을 집어라 실을 꿰어라
서른 세개의 압정에 박혀 나는 아직 팽팽하다

나를 처음으로 뚫고 지나갔던 바늘끝,
이 씨앗과 꽃잎과 물결과 구름은
그 통증을 지금도 기억하고 있다 기다리고 있다

헝겊의 이편과 저편, 건너가면
다시 돌아올 수 없는 언어들로 나를 완성해다오
오래전 나를 수놓다가 사라진 이여
댓글
2006.04.11 01:49:24 (*.48.165.170)
sawa
누가 어드메로 갔는교...
119에 신고 할까요 방장니임....
아님 구난차 부를까요...
댓글
2006.04.11 01:51:17 (*.87.197.175)
빈지게
sawa님!
네.. 불러주세요.ㅎㅎ
편안한 밤 되시길 바랍니다.^^*

댓글
2006.04.11 03:47:31 (*.193.166.126)
푸른안개
ㅎㅎㅎ 재미 있네요. 오래된 수틀이라...
예전에 저도 자수를 많이 했는데
가끔은 수 놓다가 피곤하면
한쪽 구석에 수틀을 내비둔적이 많았어요.
그 수틀이 돌아온건가 싶기도 하네요 ㅎㅎㅎ
착각은 자유라기에...
빈지게님 안녕요~~ 늘 고운날이 되시길요 ^^*
댓글
2006.04.11 05:28:55 (*.36.158.133)
cosmos
수틀이란 단어도..
오랜만에 접해 보는듯 합니다.

빈지게님 주말 잘 지내신겨?

넘 피곤하여 아침내내 헤메다
이제서 들려봅니당.

sawa님 재미있는 댓글에 함께 웃어보며
반가운 푸른안개님도 만나보고 갑니다.

좋은 시간들 되시길요~~
댓글
2006.04.11 10:18:53 (*.159.174.197)
빈지게
푸른안개님!
골동품가게에 가서 수틀을 하나 구입해서
택배로 보내 드릴까요? ㅎㅎ
사실 어디에 있을지도 모르면서 이러케 농
담하면 안돼는디...ㅎㅎ
엣 추억을 그리시며 반가워 하시니 저도 덩
달아 좋습니다. 감사합니다.^^*
댓글
2006.04.11 10:21:41 (*.159.174.197)
빈지게
cosmos칭구!
주말엔 6시간 등산하고 일요일엔 호두나무
2그루 심고 섬진강변 벚꽃길 따라 드라이브
하고 그렇게 잘 지냈습니다. 칭구도 잘 지내
신겨?ㅎㅎ
번호
제목
글쓴이
공지 우리 홈 게시판 사용 방법 file
오작교
125438   2022-04-26 2022-04-26 17:00
공지 테이블 매너, 어렵지 않아요 2 file
오작교
137218   2014-12-04 2021-02-04 13:44
공지 당국이 제시한 개인정보 유출 10가지 점검 사항 4 file
오작교
154283   2014-01-22 2021-02-04 13:58
공지 알아두면 유익한 생활 상식 7
오작교
154846   2013-06-27 2015-07-12 17:04
1232 그대가 있어 난 행복합니다. 2
김남민
1578 1 2006-04-14 2006-04-14 17:49
 
1231 빈잔/권주일님(현직가수 남성 두엣 히어로 맴버 가을님) 2
시김새
1650 7 2006-04-13 2006-04-13 22:28
 
1230 그대 그리워도 6
하늘빛
1610 3 2006-04-13 2006-04-13 19:52
 
1229 사랑의 헌혈 7
빈지게
1650 6 2006-04-13 2006-04-13 15:28
 
1228 봄비에 부치는 노래 / 정덕수 3
빈지게
1414 4 2006-04-13 2006-04-13 11:46
 
1227 태양 연못 속에 칼을 던지다/황지우 1
빈지게
1428 7 2006-04-13 2006-04-13 11:24
 
1226 봄의 뜨락에는 2
고암
1547 11 2006-04-13 2006-04-13 11:22
 
1225 약산의 진달레 19
푸른안개
5114 158 2006-04-13 2006-04-13 03:43
 
1224 님 두시고 가는 길/김영랑 8
빈지게
1314 1 2006-04-12 2006-04-12 23:05
 
1223 쑥을 캤어요/박경록 5
빈지게
1625 1 2006-04-12 2006-04-12 10:53
 
1222 부엌의 불빛 / 이준관 4
빈지게
1321 1 2006-04-11 2006-04-11 23:40
 
1221 봄에는 이런 일이 일어났으면/김성국 5
빈지게
1373 6 2006-04-11 2006-04-11 23:15
 
1220 다 바람같은 거야/묵연스님 2
빈지게
1499 2 2006-04-11 2006-04-11 22:39
 
1219 사랑하는 사람과 사랑받는사람/펌 3
김남민
1638 4 2006-04-11 2006-04-11 16:34
 
1218 파티마의 메시지
경석
1605 2 2006-04-11 2006-04-11 09:15
 
1217 그리움으로 사는 날들 20
cosmos
1536 4 2006-04-11 2006-04-11 06:16
 
오래된 수틀/나희덕 6
빈지게
1559 4 2006-04-11 2006-04-11 01:42
오래된 수틀/나희덕 누군가 나를 수놓다가 사라져버렸다 씨앗들은 싹을 틔우지 않았고 꽃들은 오랜 목마름에도 시들지 않았다 파도는 일렁이나 넘쳐흐르지 않았고 구름은 더 가벼워지지도 무거워지지도 않았다. 오래된 수틀 속에서 비단의 둘레를 댄 무명천이 ...  
1215 꽃잎편지 / 허영미 6
빈지게
1357 3 2006-04-11 2006-04-11 01:38
 
1214 봄꽃이고 싶다 / 이채 3
빈지게
1593 3 2006-04-11 2006-04-11 01:31
 
1213 봄비가 나리는데.... 16
sawa
1609 3 2006-04-11 2006-04-11 00:24
 

로그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