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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된 수틀/나희덕

빈지게 1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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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된 수틀/나희덕


누군가 나를 수놓다가 사라져버렸다

씨앗들은 싹을 틔우지 않았고
꽃들은 오랜 목마름에도 시들지 않았다
파도는 일렁이나 넘쳐흐르지 않았고
구름은 더 가벼워지지도 무거워지지도 않았다.

오래된 수틀 속에서
비단의 둘레를 댄 무명천이 압정에 박혀
팽팽한 그 시간 속에서

녹슨 바늘을 집어라 실을 꿰어라
서른 세개의 압정에 박혀 나는 아직 팽팽하다

나를 처음으로 뚫고 지나갔던 바늘끝,
이 씨앗과 꽃잎과 물결과 구름은
그 통증을 지금도 기억하고 있다 기다리고 있다

헝겊의 이편과 저편, 건너가면
다시 돌아올 수 없는 언어들로 나를 완성해다오
오래전 나를 수놓다가 사라진 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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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wa 2006.04.11. 01:49
누가 어드메로 갔는교...
119에 신고 할까요 방장니임....
아님 구난차 부를까요...
빈지게 글쓴이 2006.04.11. 01:51
sawa님!
네.. 불러주세요.ㅎㅎ
편안한 밤 되시길 바랍니다.^^*

푸른안개 2006.04.11. 03:47
ㅎㅎㅎ 재미 있네요. 오래된 수틀이라...
예전에 저도 자수를 많이 했는데
가끔은 수 놓다가 피곤하면
한쪽 구석에 수틀을 내비둔적이 많았어요.
그 수틀이 돌아온건가 싶기도 하네요 ㅎㅎㅎ
착각은 자유라기에...
빈지게님 안녕요~~ 늘 고운날이 되시길요 ^^*
cosmos 2006.04.11. 05:28
수틀이란 단어도..
오랜만에 접해 보는듯 합니다.

빈지게님 주말 잘 지내신겨?

넘 피곤하여 아침내내 헤메다
이제서 들려봅니당.

sawa님 재미있는 댓글에 함께 웃어보며
반가운 푸른안개님도 만나보고 갑니다.

좋은 시간들 되시길요~~
빈지게 글쓴이 2006.04.11. 10:18
푸른안개님!
골동품가게에 가서 수틀을 하나 구입해서
택배로 보내 드릴까요? ㅎㅎ
사실 어디에 있을지도 모르면서 이러케 농
담하면 안돼는디...ㅎㅎ
엣 추억을 그리시며 반가워 하시니 저도 덩
달아 좋습니다. 감사합니다.^^*
빈지게 글쓴이 2006.04.11. 10:21
cosmos칭구!
주말엔 6시간 등산하고 일요일엔 호두나무
2그루 심고 섬진강변 벚꽃길 따라 드라이브
하고 그렇게 잘 지냈습니다. 칭구도 잘 지내
신겨?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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