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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엌의 불빛 / 이준관

빈지게 9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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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엌의 불빛 / 이준관


부엌의 불빛은
어머니 무릎처럼 따뜻하다.
저녁은 팥죽 한 그릇처럼
조용히 끓고,
접시에 놓인 불빛을
고양이는 다정히 햝는다.

수돗물을 틀면
쏴아- 불빛이 쏟아진다.

부엌의 불빛 아래 엎드려
아이는 오늘의 숙제를 끝내고,
때로는 어머니의 눈물,
그 눈물이 등유가 되어
부엌의 불빛을 꺼지지 않게 한다.

불빛을 삼킨 개가 하늘을 향해 짖어대면
하늘엔
올해의 가장 아름다운 첫 별이
태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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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smos 2006.04.12. 00:39
수돗물을 틀면
쏴아- 불빛이 쏟아진다..

물이 아니공
불빛이 쏟아지는 부엌..

생각지 못했던
부엌의 철학이 담겨져 있는 시네요.

빈지게칭구~~
넘 얄미오!

이렇게 좋은 글로
마음을 짠하게 하시는구랴...^^

빈지게 글쓴이 2006.04.12. 10:40

cosmos 칭구!
감사합니다. 늘 행복하세요!!
푸른안개 2006.04.13. 04:07
옛날이 그리워지는 글이네요.
가난했어도 모두가 옹기종기 모여 살던때가...
즐감하고 갑니다.
빈지게 글쓴이 2006.04.13. 10:43
푸른안개님!
요즘에도 어렵게 사는 사람들이 상당히 있지만
옛날에는 참 많이도 어렵게 살았었지요.
먼곳에 계셔도 지금 이렇게 이야기를 나눌 수 있
다는 생각만 해도 참 행복한 거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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