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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수 4,852
2006.05.12 11:04:17 (*.232.69.64)
12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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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도들, 가을이면
편지를 씁네, 단풍색 우체통에 집어 넣네
가을 우체국 앞에서 어슬렁 거리네, 하고
난리들 쳐서
우리 동네 우체국장은,  아예
가을 조오만큼 오기도 전, 가을 우체국 단장을 했다.
"또박 또박 정성껏 쓰여진 편지는 천 번의 전화 보다 더 예쁩니다 !"
현수막이 펄렁거리고, 따끈한 음료수도 준비하고,
눈부신 가을에,
"가을편지"를 부치러 오시는 아름다운 마음들을 위해......

10월도 중순인데,
엽서 한 장 부치는 사람없어,
무지하게 슬퍼진 국장님은 집으로
편지를 쓴다, 연신 고개 저으며
"너무들 감정이 메마른거야.
우린 그리 살지 맙시다, 여보 !"
절절히 절절히 글을 썼습니다.
받는이의 주소 :  *****@****.com 하고서
"보내기" 클릭 !
순식간에, 그 편지는 집으로 발송완료 되었지요
오~ 편리한 세상 !.
메일을 무사히 발송한 것에 저으기 안심하며
가을우체국장님은 말없이, 잎새 물들어가는 창밖을 보면서
메마른 세상을 무지 슬퍼했다는...
지어낸 이야기 ! 윽 ~
댓글
2006.05.12 11:45:57 (*.36.158.133)
cosmos


古友님께서 지어내신 이야기인가요?
참 공감이 가는 글입니다

예전에 밤 늦게까지 편지 써서
우체통에 넣을때 그 흐뭇함이며
또 집 대문 편지함에서 꺼내보던 편지,
수신인이 제 이름일때
얼마나 두근대는 가슴으로 편지를 뜯어 보았던지요.

그 시절의 낭만이 참 그립습니다
요즘은 초스피드시대여서
이메일로 또 문자메시지로
통하지 않는게 없으니..참..

느림의 미학,
그 참맛이 바로 편지 부치고
답장 기다리던 그 순간이 아닐까요?

참고 기다릴줄 알았던
그 사랑도...
그 情도 더 깊었더이다.^^
댓글
2006.05.12 21:04:18 (*.232.69.64)
古友
아 ~ !
너무 정겨운 그림 입니다. - 참 재주들도 좋으시단 말이야, an님도 그렇고 오데서 조런 딱딱 맞는 소재들을 ㅎㅎㅎ

"느림의 미학"
예, 그런 것들을 잊어버리고서 그냥 허둥대며 사는 시절 입니다.
대문의 편지함에서, 내 이름 씌어진 봉투 꺼낼 때의 두근거림이란 ....

※ 이거, 지난 가을 기냥 함 지어내 봤습니다.
동네 우체국에 "가을엔 편지를 보냅시다 !" 라는 현수막 보고서요, ㅎㅎㅎ
댓글
2006.05.13 01:44:35 (*.87.197.175)
빈지게
古友님!
정말 편리해진 세상에 저도 조용히 편지를
한장 쓰고싶은 충동을 느끼게 합니다.^^*
댓글
2006.05.13 22:08:17 (*.232.69.64)
古友
우리들을, 은근과 끈기의 민족이라고, 그렇게 자화자찬 하던 때가
엊그제.
하지만, 빨리빨리 ~ 그래서 좀은 더 삭막해 지는 이 시절.

가끔씩은 말이지요,
중, 고딩 때, 한밤의 음악편지에 신청곡 엽서 보내 놓고서 일주일이고, 한참 후까지도
사슴같이 길어진 목으로 기가리던, 그런 여유가 좋았다고 생각 됩니다.

빈지게님, 모처럼 편안한 주말 되시겠습니다. 감사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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