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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5.24 14:14:02 (*.159.174.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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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 정동진에서/김예강


밤을 달려 정동진에 와 보면 안다
사람들은 섬이 되고 싶어
밤열차에 몸을 싣고
어둔 모래에 발을 댄다는 것을
모닥불 가 삼삼오오 새벽을 기다리는
늙은 고래가 부려놓은 너와 나
해변이 또 다른 고래를 기다리는 동안
시간은 내내 푸른 자맥질하며
바위섬에 생을 찰지게 갖다 붙였다 뗐다, 했다
모래알이 재잘거리며 바다의 아름다운
주름살 속으로 흘러들고 흘러나왔다
새들의 날갯짓이 유달리 엄숙해졌을 때까지
나는 방파제 끝에 한 없이 서서
붉은 섬이 내게로 오기를 기다렸다
수평선을 부리에 물고
붉은 섬 하나 날아 오르고
해변의 삶들도 부리마다 씨앗을 물고
새들처럼 해변을 뜬다
희망을 모종해가는 뒷모습이
새들처럼 가볍다
댓글
2006.05.24 21:01:08 (*.232.69.64)
古友
정동진은, 저의, 제 2의 마음의 고향 입니다.
모래시계로 법석을 떨기도 한참 전에,
아침 7시에 정동진 역에서 통학열차를 타고 강릉으로 갔다가,
물결 마저 잔잔한 저녁이면 정동진 역에 내리던 중학교 1학년의 눈에 비친 정동진 !

한참 뒤 몇 번을 찾아 본 그 바다는 "그 바다' 아니어서 되게 서운한 마음 가지고 돌아 온 적도 있었습니다.
'철조망'이 서글펐고
나중에는, 역 부근에 밀집한 네온 불빛이 황당 했고,,,,,,

하지만, 번쩍이는 바다를 벗어나, 한 5분 들어 가면
폐광촌의 스산한 추위가 살아 있었습니다.

그래도, 붉은 해는 늘 거기에서, 서울의 正東녘에서 뜨기에
가끔은 찾아 보는 정동진 입니다.

모처럼, 향수에 어렸었습니다, 감사 !
댓글
2006.05.24 23:10:11 (*.87.197.175)
빈지게
아! 古友님!
그런 아름다운 정동진에서의 추억을 간직하고
계시군요. 감사합니다.^^*
댓글
2006.05.25 00:35:33 (*.36.158.133)
cosmos
古友님...
고향이 동해바다 그곳...
참 낭만적인 어린시절을 보내셨군요 古友님..

빈지게님께서 올려주신 詩 감상하면서
저도 지난해 여름,
누비고 다니던 강릉, 속초, 주문진...
다시 한번 추억을 떠올려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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