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게시판 - 누구나 자유롭게 글을 올릴 수 있습니다.

글 수 4,852
빈지게
2006.08.02 00:40:03 (*.87.197.175)
1543

 


 



 


8월/이외수 


 



여름이 문을 닫을 때까지
나는 바다에 가지 못했다
흐린 날에는
홀로 목로주점에 앉아
비를 기다리며 술을 마셨다
막상 바다로 간다해도
나는 아직 바람의 잠언을 알아듣지 못한다
바다는
허무의 무덤이다
진실은 아름답지만
왜 언제나 해명되지 않은 채로
상처를 남기는지
바다는 말해 주지 않는다


빌어먹을 낭만이여
한 잔의 술이 한잔의 하늘이 되는 줄을
나는 몰랐다
젊은 날에는
가끔씩 술잔 속에 파도가 일어서고
나는 어두운 골목
똥물까지 토한 채 잠이 들었다
소문으로만 출렁거리는 바다 곁에서


이따금 술에 취하면
담벼락에 어른거리던 나무들의 그림자
나무들의 그림자를 부여잡고
나는 울었다
그러나 이제는 어리석다
사랑은
바다에 가도 만날 수 없고
거리를 방황해도 만날 수 없다
단지 고개를 돌리면
아우성치며 달려드는 시간의 발굽소리
나는 왜 아직도
세속을 떠나지 못했을까
흐린 날에는
목로주점에 앉아
비를 기다리며 술을 마셨다
인생은
비어 있음으로
더욱 아름다워지는 줄도 모르면서

댓글
2006.08.02 01:17:03 (*.106.63.49)
우먼
팔월이 실감나게 다가옵니다.
팔월 강렬한 땡볕 만큼 멋지게 아름답게 보내십시요.

빈지게 오빠!
댓글
2006.08.02 11:36:39 (*.159.174.208)
빈지게
우먼님!
감사합니다. 님께서도 즐겁고 활기찬 8월 보내
시길바랍니다. 오늘도 무지 따가운 날씨네요.ㅎㅎ
삭제 수정 댓글
2006.08.02 18:21:27 (*.5.79.183)
늘푸른
빈지개님!

요즈음 날씨가 무척 더워요
항상 건강 챙기시고 태양이
작열하는 팔월은 피해야 할 것 같아요

좋은글 즐감하고 갑니다
오늘도 편안하고 좋은 밤 되세요*^.^**빈지개 후배님!
댓글
2006.08.03 11:59:16 (*.159.174.238)
빈지게
늘푸른 형님!
감사합니다. 형님도 무더운 날씨에 늘 건강
하시길 바랍니다.^^*
번호
제목
글쓴이
공지 우리 홈 게시판 사용 방법 file
오작교
2022-04-26 128684  
공지 테이블 매너, 어렵지 않아요 2 file
오작교
2014-12-04 140471  
공지 당국이 제시한 개인정보 유출 10가지 점검 사항 4 file
오작교
2014-01-22 157585  
공지 알아두면 유익한 생활 상식 7
오작교
2013-06-27 158163  
1852 ♣ 청포도 ♣ 10
간이역
2006-08-04 1184 13
1851 어머니의 가을 <정 경미> 2
방관자
2006-08-03 1519 1
1850 세월은 아름다워/유안진 2
빈지게
2006-08-03 1404 8
1849 8월에는/이향아 1
빈지게
2006-08-03 1529 12
1848 아침 이슬 1
고암
2006-08-03 1190 10
1847 고독하다는 것은 7
달마
2006-08-02 1477 6
8월/이외수 4
빈지게
2006-08-02 1543  
1845 백일홍 편지/이해인
빈지게
2006-08-02 1384 5
1844 그 바다에 가고싶다 2
소금
2006-08-01 1559 1
1843 흙 속의 풍경/나희덕 4
빈지게
2006-08-01 1275 7
1842 매미의 절규 2
포플러
2006-07-31 1527 14
1841 새 이름 ... 4
더워서
2006-07-30 1416 1
1840 彷 徨 1
바위와구름
2006-07-30 1609 1
1839 믿고 살아야 15
우먼
2006-07-29 1446 8
1838 힘겨운 선택 2
김미생
2006-07-29 1619 11
1837 바람편에 보낸 안부/윤보영 4
빈지게
2006-07-29 1446 5
1836 친구들/류정숙 1
빈지게
2006-07-29 1527 9
1835 꿈, 견디디 힘든/황동규 4
빈지게
2006-07-29 1614 1
1834 기도/김옥진 8
빈지게
2006-07-28 1415 1
1833 한국의 명승지 (名勝地) 3
보름달
2006-07-27 1559 9

로그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