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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스케끼 추억

빈지게 12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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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든지 어린시절 아이스케끼 추억 하나쯤은 가지고 있을 것이다.
태풍이 그치고 오늘처럼 따가운 햇볕이 내리쬐는 날에는 시골마을
앞 놀이터에 서있는 느티나무나 골목길 어귀의 시원한 감나무 그
늘 아래서 시원한 아이스케끼 하나 맛있게 먹어도 더위가 삭 가셨다.

읍내에서 30리가 넘은 우리 마을까지도 짐빠리 자전거에 큰 아이
케끼 통을 2개나 높게 실고 마을 앞에 와서 케끼 사먹으라고 아
주 부드럽고 편한말로 “시원한 어라져 있 - 어”하고 외쳐 댈 때
처음엔 무슨 말인지도 못 알아들었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시원한
얼음과자 있어”하는 말인 것도 알게 되었다.

아이스케끼 파는 아저씨가 그늘아래 자전거를 세워놓고 쉬고 있을
때 나는 친구들과 아이스케끼 통에서 얼음이 녹아 흘러 나오는 시
원한 얼음물이 신기해서 그 물을 손바닥에 받아 세수를 하기도 했
고, 손잡이는 오로지 모두다 산죽을 이용해서 팥물로 얼린 아이스
케끼를 사먹기 위해 돈이 귀한 때였으므로 집에 있던 마늘, 장작,
헌 고무신 등을 갖다 주고도 아이스케끼를 사먹고 했었다.

중. 고등학교 다닐 때쯤에 친구들은 2-3명이 학교 끝나고 방과
후에 아이스케끼 공장에 가서 아이스케끼 떼다가 파는 것도 유행
이었다. 혼자서도 멜 수 있는 아이스케끼 통1개에 100여개 정도
를 도매 값으로 떼다가 팔지도 못하고 긴 여름날 오후에 해가 넘어
갈 무렵까지 동업한 친구들끼리 시내 큰 건물아래 그늘에 앉아서
그 아이스케끼 다 먹고 케끼통 반납하러 갈 때 자기들 용돈으로 계
산하고 온 밑지는 장사를 하는 친구들도 많았었다.

고 2 때쯤에는 부라보콘이 처음으로 나와 여학생들한테 큰 인기라는
말은 들었는데 그때는 시방처럼 카페라든가 레스토랑도 없이 슈퍼의
휴게실이 만남의 인기 있는 공간 이었므로 데이트 하러 나갔다가
과자도 아니고 생전 처음 보는 무슨 뿔 모양으로 생긴 것을 슈퍼 주
인 아줌마가 쟁반에 내다주기에 틈림 없이 먹을 수 있는 것인가 보다
하는 생각은 들었지만 어떻게 까먹는 줄을 몰라 여학생만 계속 바라
보고만 있는데 그 여학생이 왈 “먹어” 하면서 자연스럽게 부라보콘 위
쪽을 뜯어 내리기에 나는 시원찮은 목소리로 “응- -” 하고 대답하면서
재빨리 부라보콘을 먹어댔었다. 알고 보니까 어려운 것도 아니었는데..
그 부라보콘이 거의 30년이 지난 지금도 나오고 있으니 먹을 때마다
그때의 추억이 떠오른다.

고 3때 어느 봄날 친구 4명과 오전수업 마치고 모 여중학생들 전체가
소풍가는데 가서 돈벌기로 하고 모두 사복으로 갈아 입었다.
나는 단골 사진관에서 사진관 아저씨가 사용하는 제일 좋은 수동카메라
와 필름을 준비하고 친구들은 쭈쥬바를 통에다 가지고 가서 2인 1조로
팀을 나눠 나는 사진관에서 나온 사람처럼 사진을 찍고 친구 1명은 영
수증을 써주고 2명은 쭈쮸바를 팔았는데 다행히 손해는 보지 않았었다.

스무살 이었던 여름날 마을 구판장에서 같은 마을 1년 선배인 돌콩이라
는 별명을 가진 선배와 누가 아이스크림 많이 먹는지 한번 먹어보자고
시작한 것이 1개에 50원짜리 부드러운 바나나바 40개씩을 똑같이 먹고
내가“형! 더 먹을꺼여? ” 하고 묻자 돌콩 선배도 “야 그만 먹자”해
서 게임은 거기서 마쳤었다. 정말 의리가 있는 그 선배는 나보다 한개
더 먹을 수도 있었겠지만 내 자존심 상할까봐 더 이상 먹지말자고 했을
것이다.

근데 바나나바 40개 먹고 나니까 입이 감각이 거의 없고 마비가 되는 듯
하고 “아 - 아 - 으 - 으 - ” 약 10분이상 입을 움직일 수 없었다.ㅎㅎ
그때도 돈도 넉넉하지 않은 세월이었는데 둘이서 아이스크림 40개씩 먹
었다고 마을에 소문이 나서 한때 얼굴을 감추고 다니기도 했었다.
먹기내기 하는 사람은 미련하다고 하는 사람도 있지만 그런 젊음이 있었
다는 사실이 즐겁고 그때 그 순간을 생각하니 오늘처럼 따가운 날 아이스
크림 하나 먹지 않아도 시원함이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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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푸른 2006.08.13. 16:08
하하하하하~~~~~

아니
우리 빈지개님도
이렇게 아름다운 옛추억이 있었는가~보네

처음에는 아이스께~끼통을 어깨에 메고 다니다가
나중에 자전거를 타고 다니면서 팔았던 기억이 생생하게 나네요
시골에서 무슨돈이 있나 비료포대/빈병/고무신등을 받았죠

여름에 팥으로 만든 아이스께~끼는 잊을수가 없지요
그래서 지금도 추억에 아이스께~끼가 생각나고 가끔 한번씩
옛생각에 젖어 아이스께~끼를 사먹고 있어요 진짜루 맛 있었는데~~~~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나도 친구 따라서 중학교때 수업이 끝나고
가방 잡혀놓고 아이스께~끼를 받아서 팔러 갔다가
녹는 바람에 녹은 것 먹느라구 혼났지 결국 용돈으로 대납했어~~ㅎㅎㅎㅎㅎㅎㅎㅎ

지금 생각하면 아름다운 추억이지만
부모님이 생각하면 참~말루 환장할 노릇이지
하라는 공부는 안하고 아이스께~끼나 팔러 다녔으니 말야~~ㅎㅎㅎㅎㅎㅎ

빈지개님도
아름다운 추억을 가지고 계시네요
잠시나마 옛추억에 젖어 한바탕 웃었습니다

오늘도 좋은 하루가 되세요*^.^**빈지개 후배님

빈지게 글쓴이 2006.08.13. 19:54
늘푸른 형님!
형님께서도 아름다운 추억을 간직하고 계시군요.
어렵게 살던 시절 손잡이가 산죽으로 팥이든 아이
스크림하나 동구밖 감나무 아래서 사서 먹으면 참
맛있었지요. 편안한 휴일저녁 되시길 바랍니다.^^*
AN 2006.08.14. 00:34
칭구, 다 읽어내리고 나니
머리에서 남겨지는 말이
차암, 대단한 사람이야.............ㅋ

아이스케키 40개를
오똑케 다 묵을 수 있단 말이지?
음! 암만 생각해도 사람의 한계가
오디까지인지 이해가 안가누만.......으히히~

재밌게 보고가네
쌩유~
빈지게 글쓴이 2006.08.14. 02:58
칭구!
지금 내가 생각해도 어떻게 40개까지
먹었는지 대단한 것 같아.ㅎㅎ
그대는 젊었었고 바나나바가 부드러워
서 그러지 않았나 싶어.
지금은 그 반절이나 먹을 수 있을까?ㅎㅎ
야달남 2006.08.14. 09:58
하하하~!
진짜 어릴때 아이스께끼 하나 사먹으려고 집안에 있는
빈병, 비료푸대등 고물이란 고물은 싹 쓸이 해서 사 먹다가
것도 모자라 고멀쩡한 고무신을 시멘 바닥에 긇어 빵꾸 내서 사 먹다가
어머니께 뒤지게 혼 났었는데...

어릴때 소중한 추억을 생각나게 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잠시 일손을 멈추고
옛 추억을 되새겨 보며 웃다가 갑니다.

근데, 빈지게님은
이글을 보니 어릴때 부터 사업가 기질이 무척 많으셨네요.
옛날의 노하우를 바탕으로
지금도 설마 '아이스께끼' 장사 하시는 건 아니시겠죠??
우먼 2006.08.14. 12:12
ㅎㅎㅎㅎ...좋은 추억거리 속에 한참 머물러 봅니다.
빈지게 오빠!

그 시절도 젊음이요, 지금도 멋진 젊음 그대로입니다.

화이팅!
모베터 2006.08.14. 14:56
추억의 아이스 께끼 이야기......ㅎㅎㅎㅎ
참 재미있게 잘 보았습니다.

아이스 케끼가 나오기 전 인지....후 인지 잘 모르겠지만
아마도.......前 일겁니다.

국민학교 시절 방과 후에 학교 정문앞에 나오면
커다란 나무통을 달구지에 싣고 얼음과자를 팔던 아저씨들이 있었지요.

무쇠로 만든 계란 보다 조금 큰 틀에다가 설탕 물에 색소를 섞어서 넣고
두꺼운 고무 줄로 봉 한 다음에 그 큰 나무통에 넣고 십 여분 정도 돌리면
계란 틀 속의 설탕물이 얼어서 하드가 됩니다.

하두 어릴 적 기억이라 가물 가물합니다만....
아마도 아이스 케키처럼 공장에서 만들기 전에
소금물과 드라이 아이스를 이용해서 만들었던 초기의
얼음과자가 아니었을까........?

하하하~~~
별 것이 다 생각이 납니다......ㅋㅋ
尹敏淑 2006.08.14. 16:00
빈지게님!!

아이스케끼에 대한 추억 넘 재미있게 읽었네요.
더불어 나두 그시절로 추억여행했네요.


어릴적 동네 둥구나무아래
아이스케끼 장사가 오면
집에있는 비료포대니 헌신발이니 다가지고가서 바꿔 먹었죠.
나중에는 더 이상 가지고 나가 바꿀게 없어서
참기름을 쏟아놓고 참기름병 가지고가서
아이스케끼 바꿔 먹었다가
엄마한테 부시껭이(불땔때 쓰는 막대기)로 뒤지게 두둘겨 맞았답니다.

오늘 님의 글을 읽으며
그시절로 추억 여행하면서 혼자 미소짓습니다.
빈지게 글쓴이 2006.08.15. 12:26
야달남님! 우먼님! 모베터님! 장태산님!
님들께서도 모두 어릴때 아이스케끼 추억
을 간직하고 계셔서 여기에 풀어 놓으시니
즐겁습니다.ㅎㅎ
편안한 휴일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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