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서(處暑) “가을 바람에 여름 습기를 말리는 때”
처서는 여름도 지나고 더위도 한풀 꺾여 가을을 맞이 하게 되는 절기로, 아침 저녁으로 제법 서늘한 기운 을 느낄 수 있다. 조상들은 처서가 지나면 따가운 햇 빛이 누그러지기 때문에 논밭두렁이나 산소의 벌초를 했다. “음력 7월7일에 선비는 책을 말리고[士曝書], 농부는 곡식을 말리며[農曝麥], 부녀자는 옷을 말린다[女曝 衣]”는 말이 있다. 처서무렵은 아직 여름햇살이 남아 있는 데다 가을의 선선한 바람이 부는 시기로, 장마의 습기가 남아 있는 옷이나 책을 말리는 포쇄를 이즈음 에 한다. 특히 고서를 만드는데 사용된 한지는 습기에 약하여 책벌레가 많이 침범했기때문에, 정기적인 포쇄 가 필요했다 한다. “처서에 비가 오면 독 안의 곡식이 준다(또는 십리에 천석 감한다)”라는 속담도 있다. 이처럼 처서에 비가 오는 것을 흉작의 전조로 해석하는 풍습이 영 ·호남 지역에 지금까지 내려오고 있다. 그만큼 처서의 맑은 날이 농사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것이다. 입추 처 서가 든 음력7월에 농촌에서는 논에 김매기를 하고 피 뽑기, 논두렁풀베기, 참깨털기, 옥수수수확 등을 한다. 또 김장용 무 배추를 갈고,논밭에 웃비료를 준다. 한편 “처서가 지나면 모기도 입이 비뚤어진다”라는 속담처럼 파리 모기의 성화도 사라져가는 무렵이며, 백중의 호미씻이도 끝나는 때라 그야말로 "어정(건들) 7월 동동 8월"로 농촌은 한가한 한때를 맞이하게 된다. 그러나 7월도 생각보다 일거리가 많다. 특히 태풍이 오거나 가뭄이 오면 농민의 일거리는 그만큼 늘어난다. 논물도 조정해야 하고 벼 병충해 방제도 빠뜨릴수 없는 일이다. |